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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발볼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 착용이 꼽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은 발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시원한 샌들, 쪼리,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신발들이 오히려 발 건강에는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은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 질환이다. 예쁜 발 모양을 위해 선택한 신발이 되려 발 변형과 통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고, 관절 부위의 뼈가 돌출되며 통증과 염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외적 원인으로는 잘못된 신발 착용이 꼽힌다. 최근 대규모 종합 분석 연구에 따르면, 과거 좁은 신발을 신지 않았던 동양인의 무지외반증 유병률은 낮았지만, 서구화된 신발 문화의 영향으로 현재는 20~30% 수준까지 증가해 서양인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여기에 모계 가족력, 류마티스 관절염, 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광환 교수는 “발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압력이 가해져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런 신발을 신는다고 모두에게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과 악화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특히 증상이 더 심해지기 쉽다. 플립플롭(쪼리)처럼 발가락을 조여 잡는 구조의 신발은 엄지발가락 관절에 불필요한 긴장을 주고, 밑창이 얇은 샌들이나 하이힐은 체중이 발 앞쪽에 집중되며 변형을 가속한다. 장거리 여행이나 야외 축제처럼 오래 걷는 일정이 겹치면, 돌출 부위가 신발과 마찰해 물집이나 발적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되면 걸을 때 다른 발가락과 중족골에 무리가 가고, 나아가 무릎이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광환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폭이 넓고 부드러운 소재의 신발을 선택하고,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뼈가 변형된 경우 자연적으로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통증이 심하거나 변형이 진행된 경우에는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한 뒤, 필요 시 수술적 교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보통 돌출된 뼈를 제거하고, 엄지발가락 뼈를 바로잡는 절골술을 시행하며, 이후 근육과 인대의 균형을 맞춰 재발을 방지한다. 기존에는 큰 절개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최소침습 수술법이 도입돼 흉터 부담이 적고 회복 기간도 짧아졌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