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무지외반증, 작은 구멍 뚫어 교정… "2차 수술·절개 부담 해결"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헬스 특진실] 바른사랑병원

경피적 교정술, 필요 부위만 최소 절골
금속핀·나사 대신 '생체흡수 임플란트'
칼슘·마그네슘 성분, 제거할 필요 없어

배의정 병원장 "수술 비용 절감 효과
절개술보다 통증은 줄고 기능 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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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복강경 수술을 하듯,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기 위해 엄지 발가락에 구멍을 2~3개 뚫어 미세한 장비로 뼈에 금을 내고 뼈 정렬을 바로 잡는 경피적 교정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른사랑병원 배의정 병원장은 “수술이 작아 강한 금속핀 대신 생체 흡수되는 임플란트로 뼈를 고정해 2차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엄지 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은 가장 흔한 뼈 변형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보기가 싫을 뿐만 아니라 관절 부위가 튀어나와 신발에 닿거나 걸으면 아프다. 바른사랑병원 배의정 병원장은 "발은 아주 작은 조직이지만 발에 변형이 오면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서 연쇄적으로 발목, 무릎, 허리에 병이 생기게 된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의 확실한 치료법은 변형된 발을 교정하는 '수술'을 하는 것인데, 수술을 하면 걷기가 어려워 한동안 일상 생활에 제한을 받는다. 최근 피부 절개를 최소화 하는 수술 방법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무지외반증, 90%가 여성

국내 역학 연구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서 무지외반증 유병률은 64.7%이다. 이 중 13.2%는 중등도 이상의 변형을 보였다. 무지외반증은 하이힐 같은 뾰족한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데, 모계 유전이 된다. 어머니·외할머니가 무지외반증이 있다면 딸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환자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9대1로 여성이 훨씬 많다.

무지외반증은 연평균 5만명 이상이 진료를 보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으로 발에 통증이 있으면 고통스럽지만, 다른 족부질환에 비해 치료 회복이 오래 걸려 치료를 지연하는 사례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지외반증 입원 환자의 평균 내원 일수는 14일로, 재활이 요구되는 발목 인대 파열(10.5일)보다 높고 경골 골절(18일)과 차이가 크지 않다.


◇발 변형 계속 되면 결국 수술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발바닥 염증을 없애고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보조기나 특수 깔창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변형이 계속돼 중등도 이상의 변형이라고 판단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기존에 했던 피부 절개 교정술은 피부를 4~5㎝ 광범위하게 절개하고 엄지 발가락 뼈에 금을 내 뼈의 정렬을 바로 한 다음, 뼈를 고정하기 위해 금속핀이나 나사를 박는 수술을 했다. 회복 기간이 6~8주로 길었다. 배의정 병원장은 "이 정도 절개는 몸에서 가장 큰 힘줄 중 하나인 아킬레스건 파열의 수술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절개창의 크기는 통증, 회복 기간 등 환자의 치료 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술 결과가 같다면 가급적 수술을 작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교정술 6~8주 후 뼈에 박은 금속핀과 나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대 위에 2번을 누워야 하는 것. 배의정 병원장은 "금속핀이나 나사를 제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피부 자극 증상, 핀 주위 감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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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피적 고정술에 사용하는 생체흡수 임플란트. 뼈 구성성분으로 이뤄져 있고, 흡수되기 때문에 2차 수술이 필요 없다.
◇경피적 교정술, 수술 작고 비용도 절감

바른사랑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경피적 교정술은 기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왔다. 경피적 교정술은 엄지발가락 변형 부위에 피부 절개를 하지 않고 2~3㎜ 크기의 구멍 2~3개를 뚫어 치과에서 사용되는 미세절골 장비 초소형 쏘우를 이용, 뼈를 깎지 않고 교정에 꼭 필요한 부위만 선택적으로 최소 절골만 한다. 수술을 정확히 하기 위해 족부 뼈와 침의 위치를 보여주는 실시간 영상전달 장치(C-ARM)를 사용한다. 최소 절골만 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강한 금속핀, 나사로 고정할 필요가 없으며, 생체 흡수되는 임플란트만으로도 뼈를 고정할 수 있다.

경피적 교정술에 사용한 생체흡수 임플란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체내 흡수 뼈고정용 의료기기로, 칼슘·마그네슘 등의 뼈의 구성 성분으로 이뤄져있다. 골절 수술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체흡수 임플란트는 흡수되기 때문에 2차 수술이 필요 없으며, 흡수되면서 칼슘과 마그네슘이 뼈를 강화시켜 준다. 생체흡수 임플란트는 2016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배의정 병원장은 "경피적 무지외반증 교정술 환자는 수술이 작기 때문에 당일 수술과 퇴원이 가능하다"며 "생체흡수 임플란트를 사용해 2차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비용도 35% 정도 감소한다"고 말했다.

수술 효과는 어떨까? 배의정 병원장팀이 경피적 교정술과 피부 절개 교정술을 비교한 결과, 통증 점수(VAS SCORE)의 경우 경피적 교정술은 수술 전 7점에서 수술 후 1.9점으로 낮아졌다. 기존 수술인 피부 절개 교정술의 경우는 수술 전 6.9점에서 수술 후 3.9점으로 낮아졌다. 수술 후 기능 회복을 측정하는 점수(AOFAS SCORE)의 경우 경피적 교정술은 85.6점이었는데 피부 절개 교정술은 82.7점으로 경피적 교정술이 수술 후 기능 회복 점수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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