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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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5세로 OECD 평균보다 2.4년 더 길다. 이에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저속노화(Slow Aging)’ 트렌드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른바 ‘욜드(YOLD)’ 세대에 대한 주목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욜드는 'Young'과 'Old'의 합성어로, 문화생활, 자기계발, 여행 등에 적극 나서는 시니어들을 뜻한다. 이러한 욜드 세대는 요즘과 같은 여름 휴가철에 더욱 눈에 띈다. 국내 한 항공사에 따르면, 작년 여름 2030세대가 소수 노선에 집중한 반면, 시니어층은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여러 국가로 떠나는 경향을 보였다. 일부 노선에서는 시니어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고령층의 여행 수요가 다변화됐고, 청년층보다 더 다채롭고 주도적인 여행 경향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은 시니어에게 각종 건강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만큼, 열사병이나 탈수, 만성질환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건강한 여름 여행을 위해 시니어들이 기억해야 할 건강 관리 팁 세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면역력 강화는 건강의 기초다. 더운 날씨에 무기력함과 감염 질환에 대비하려면 기초 체력을 유지하고 면역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돕기 위해 주로 한약을 활용한다. 그중 공진단에 육미지황탕을 더한 ‘육공단’은 면역세포 사멸 억제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인터루킨-10(IL-10) 수치를 높이는 등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실리기도 했다. 아울러 인삼, 맥문동, 오미자 등으로 구성된 ‘생맥산’은 갈증을 해소하고 심장의 기운을 보하며, 땀의 과도한 배출을 조절해 여름철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열사병으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은 물론, 냉방병에 의한 소화불량, 수족냉증, 요통 등에는 침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별 주요 경혈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체내에 쌓인 열을 발산시켜 혈액순환과 체온 조절에 도움을 준다. 만약 근골격계 통증이 동반될 경우 통증 및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한약재 성분을 추출·정제해 경혈을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 반응을 빠르게 억제하고 근육과 신경 안정, 기력 회복 등에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 습관이 중요하다.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체력 관리가 필수다. 이를 위해 시니어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다. 걷기는 근육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으면서 고혈압·고지혈증 예방 등 심혈관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 특히 빠르게 걷는 습관은 건강뿐만 아니라 사망률 또한 낮출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성인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16.7년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분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망률이 19% 감소했다. 또한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이들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27% 낮았다.

여름철 여행은 시니어에게 단순한 여가를 넘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선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름철 고온 환경에 잘 적응하고, 체력과 면역을 유지한다면 청년들 못지않게 활기찬 여행이 될 것이다. 시니어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응원한다.

(*이 칼럼은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