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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심리상담가가 식당에서 문제가 생겨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회피형 성격’의 사람이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만의 한 심리상담가가 식당에서 문제가 생겨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회피형 성격’의 사람이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화제다.

최근 대만 매체 잇투데이(ETtoday)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국제학교 심리 상담 센터의 대표 심리상담가인 유지아룽은 자신의 SNS에 “바람을 피우기 쉬운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이 있다”며 “바로 ‘회피형’이다”고 말했다. 회피형 성격이란 상대방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이다.

그는 “회피형 성격의 사람은 갈등을 습관적으로 피한다”며 “이들은 식당에서 주문이 잘못 나왔을 때 직원에게 말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유지아룽에 따르면 회피형 성격의 사람은 연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불만족이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도 표면적으로는 ‘괜찮다’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억눌린 욕구는 결국 다른 돌파구를 찾게 되고, 이것이 바람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회피형 성격인 사람은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으로 인해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연인 관계를 맺는 것을 피한다.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은 “회피형인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 아예 문제를 피해버리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회피형 성격의 사람이 바람을 잘 피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피형 성격의 사람은 타인의 부정적인 반응을 두려워해 자신의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다. 연인이 있어도 ‘감정적 허기’를 느낄 수 있다.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박종석 원장은 “관계에 대한 책임감은 피하고 싶지만, 사랑받고 싶은 인정욕구는 존재한다”며 “기존 연인과 관계가 힘들다고 느껴지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바람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찾아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피형 성격의 사람은 감정적 연결과 안정성이 낮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관계를 이어 나갔던 경험이 적어 연인 관계를 배신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적다. 정동청 원장은 “바람으로 맺어진 관계는 서로에 대한 책임을 갖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다”며 “회피형 성격인 사람이 바람, 불륜 관계를 더 편하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회피형 성격에서 벗어나 문제 상황을 직면하고 해결하는 성격이 되기 위해선, 관계 속에서 도망치려는 방법이 아니라 천천히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먼저 자기감정을 합리화하려는 생각을 멈춰야 한다. 거울 앞에서 감정을 표현해 보고, 감정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박종석 원장은 “갈등이 나에 대한 공격이나 미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정신과에서 치료받는 방법도 있다. 인지행동치료, 집단치료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동청 원장은 “치료 초기, 의료진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물치료를 통해 거절당하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과 우울을 함께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