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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크루즈(35)는 20년간 전신마비 상태로 살​았는데, 최근 뉴럴링크의 칩을 이식받아 생각만으로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사진=크루즈 X 계정
20년간 전신마비 상태로 살아온 미국 30대 여성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칩을 뇌에 이식한 뒤 생각만으로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드리 크루즈(35)는 16세 때 교통사고로 목뼈 중간의 C4, C5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년간 전신마비 상태로 살아온 그는 지난 26일 미국 마이애미대 보건센터에서 뉴럴링크의 ‘N1 임플란트 칩’을 뇌에 이식받았다.

2016년 뉴럴링크가 개발한 N1 임플란트 칩은 지름이 23mm, 높이가 8mm의 칩이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128가닥의 실이 붙어있으며, 각 실에는 뇌파를 감지하는 전극이 달려 있다. 이 전극이 뇌의 운동 피질에 삽입돼 뉴런의 전기 신호를 감지하면 그 신호가 블루투스를 통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이를 뉴럴링크 소프트웨어가 해석해 명령으로 변환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작동시킬 수 있게 도와준다. 칩은 무선 충전식 소형 배터리로 작동된다.


칩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크루즈는 지난 27일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는 글과 함께 컴퓨터 화면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크루즈가 쓴 이름과 하트, 나무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졌다. 크루즈는 “검지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고, 커서가 손목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크루즈의 소식을 접한 뒤 “미래는 여기에 있다”며 “크루즈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럴링크는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았으며, 같은 해 9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기 위한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세 명의 척수 손상 환자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환자에게 이식을 완료했다. 이들도 크루즈처럼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