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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생후 1년 된 남자아이가 자신을 문 코브라를 되레 물어 죽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은 인도 비하르주 웨스트 참파란 지역 베티아 마을에 사는 한 살배기 남아 고빈다가 집 근처에서 놀던 중 길이 약 60㎝에 달하는 맹독성 뱀인 코브라를 물어 죽였다고 보도했다.
고빈다의 가족에 따르면, 당시 아이는 평소처럼 밖에서 놀고 있었고 지나가던 코브라를 발견하자 돌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뱀은 고빈다의 팔을 휘감고 물었지만, 아이는 놀라거나 울지 않고 오히려 뱀을 입으로 물어뜯었다. 아이의 할머니는 “손에 뱀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깜짝 놀라 달려갔는데, 이미 뱀이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를 문 코브라는 머리와 입 부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현장에서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빈다는 곧바로 정신을 잃었고, 가족들은 서둘러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의료진은 아이에게서 독 중독 증상은 보이지 않지만, 계속해서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소견을 밝혔다. 이어 “맹독성 뱀에 물렸음에도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빠른 대처와 치료가 아이의 생명을 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독성 뱀에 물린 아이에게 어떻게 독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고빈다가 독이 있는 뱀에 물리고도 독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드라이 바이트’일 가능성이 크다. 드라이 바이트란 뱀이 사람을 물었지만 독을 주입하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 의학 용어다. 뱀은 독을 생산하고 보존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독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강형구 교수는 “뱀물림 사고의 약 20~50%는 드라이 바이트”라며 “뱀이 자신보다 큰 대상에게 경고의 목적으로 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새끼 뱀이었다면 독 주입 능력이 미숙하거나 독선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독이 제대로 주입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독니가 깊게 침투하지 못한 것이 고빈다의 생명을 지켰을 가능성도 있다. 독이 퍼지려면 독이 림프계와 혈액 순환계로 침투해야 하는데, 독니가 피부를 깊숙이 뚫지 못하고 얕게 스쳤을 확률도 있다.
한편 한국에도 살모사, 유혈목이 등 맹독성 뱀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만큼 뱀물림 사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뱀에 물렸을 경우에는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강형구 교수는 “물린 부위의 10cm 위를 손가락이 두 개 정도 들어갈 수 있게 압박해야 한다”며 “정맥을 통해 독이 심장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락이 두 개 정도 들어가게 압박해야 하는 이유는 혈액 순환을 유지하며 독이 주로 퍼지는 림프액의 흐름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