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모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모기에 물리면 대부분은 가렵고 살짝 부어오르는 정도로 끝나지만, 유난히 부기가 심하고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반응이 아닐 수 있다. ‘스키터증후군(Skeeter syndrome)’이라는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다.
스키터증후군은 모기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과도한 면역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모기는 피를 빨면서 침(타액)을 피부에 남기는데, 이 타액이 체내 면역계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되며 가려움이나 약간의 부기를 유발한다. 스키터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이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난다. ▲물린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붓고 ▲열감이나 화끈거림이 느껴지며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손등이 붓거나 발목 전체가 부풀어 올라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스키터증후군은 여름철 진료실에서 종종 접하는 질환으로, 특히 소아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면역 반응이 예민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스키터 증후군은 외용제의 효과가 거의 없고, 심하게 가렵다 보니 긁는 과정에서 이차감염으로 인한 괴사성 근막염 등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범준 교수는 “스키터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을 이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키터증후군은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인 만큼, 숨이 차거나 어지러운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키터증후군은 현재까지 완치 방법은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모기는 밝은색보다 짙은 색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평소 밝은색의 팔다리를 덮는 긴 옷을 입으면 좋다. 외출 후에는 바로 씻고, 음주를 피하고, 비만이라면 살을 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허브 오일이나 모기 기피제를 귀 뒤, 손목 등에 살짝 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일반 모기 외에도 작은 숲모기나 외래종 모기에 물렸을 때 더 강한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모기에 물렸을 때는 가렵더라도 긁지 말고, 가능한 냉찜질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