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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뒤 중독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일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뒤 중독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지난해 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한 이후 관련 증상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독일 보험업체 KKH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중독, 금단 현상, 정신질환 등 대마초 관련 증상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전년보다 14.5% 증가한 25만500명이었다. 인구 1만 명당 약 30명꼴이다.

연령대별로는 25~29세가 인구 1만 명당 95명으로 가장 많았고, 45~49세가 4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KKH는 “최근 10년 사이 진단 건수가 가장 많았고, 연간 증가 폭도 오랜만에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독일중독퇴치본부(DHS)는 “대마초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 수가 2000년 대비 7배 증가했으며 현재 알코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중독환자를 유발하는 물질”이라고 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4월 대마초의 광범위한 사용 실태를 고려해 암시장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출범한 새 정부는 규제 재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선 보건부는 의료용 대마초의 온라인 처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호용 대마초는 자가소비 목적의 소지와 재배만 허용돼, 의료용 처방을 통해 구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연방 의약품·의료기기 연구소는 “올해 1분기 의료용 대마초 수입량은 3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처방 제한이 오히려 암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마초는 대마 식물의 꽃과 잎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주요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뇌에 작용해 기분 변화, 감각 왜곡, 기억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심리적 의존이 생기기 쉽고, 특히 청소년이나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환각이나 불안, 우울감 같은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혼합 복용이나 과다 흡입은 인지 기능 저하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 목적이 아닌 무분별한 사용은 이런 부작용 위험을 더욱 높이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