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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반려견의 하품은 카밍 시그널 중 하나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를 혼내는 순간, 갑자기 하품을 한다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혹시 나를 무시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무시가 아니라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이자, 그 상황을 평화롭게 넘기고 싶다는 의사 표현일 수 있다.

노르웨이의 개 훈련사 투리드 루가아스는 자신의 저서 '개와의 대화: 카밍 시그널'에서 개들이 갈등 상황에서 사용하는 30여 가지의 '카밍 시그널', 즉 긴장 상황을 완화하고 갈등을 피하려는 몸짓 언어를 소개했다. 하품 역시 대표적인 카밍 시그널 중 하나로, 개들은 자신이 위협을 느끼거나 긴장했을 때 상황을 부드럽게 넘기고자 하품이나 고개 돌리기, 눈 피하기 등의 행동을 한다.

이탈리아 피사대의 연구진이 24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긴장 상태에 놓인 개들은 하품과 코 핥기, 고개 돌리기 등을 통해 상대의 위협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진정 신호를 활용한 경우, 갈등 상황이 실제 공격으로 번지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하품이 단순히 졸리거나 심심해서 나오는 생리적 반응이라기보다는, 강아지의 정서적 상태를 드러내는 신호인 것이다.


보호자가 이를 오해해 강하게 혼내거나 위협적인 태도를 이어갈 경우, 강아지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하품은 대개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이 상황이 무섭고 불편해요'라는 표현에 가깝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보호자 역시 반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큰 소리나 위협적인 제스처보다는 부드러운 말투와 태도로 상황을 진정시키고, 잘한 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칭찬과 보상을 통해 긍정적인 학습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반려견이 특정 상황에서 자주 하품을 하거나 긴장 신호를 반복한다면,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지속적인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보호자는 반려견의 하품을 단순한 행동으로만 보지 말고, 그 배경에 어떤 감정과 신호가 숨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