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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링 공부법은 낙서를 통해 집중을 유지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사진=틱톡 캡처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실천하면서 알려진 ‘두들링(낙서) 공부법’이 최근 국내 SNS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업 중 낙서를 하는 이 방식이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면서,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사이에서 실천법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들링 공부법, 낙서로 집중 방해 요인 줄여 기억력 향상
두들링 공부법은 수업이나 강의를 들으며 연습장에 의미 없는 선이나 기호, 도형을 그리는 방식이다. 단순한 낙서 같아 보여도, 이 행동이 집중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2009년 영국 플리머스대 재키 안드레이드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2분 30초짜리 전화 메시지를 듣는 동안 종이에 낙서하며 들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통제군보다 이름과 장소를 29% 더 많이 기억해냈다. 2020년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정해진 모양을 따라 그리는 낙서든 자유롭게 끄적이는 낙서든, 낙서하며 수업을 들은 그룹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통제군에 비해 강의 내용을 더 잘 기억했다.

두들링 공부법은 손을 움직이는 간단한 행동을 통해 뇌의 주의력 체계를 자극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원장은 “가만히 듣기만 할 때보다 손을 움직이며 듣는 게 주의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데, 낙서는 이를 억제하고 적절한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낙서할 때는 주의력과 계획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시각 정보와 손의 움직임을 함께 조절하는 뇌 기능이 활성화돼, 청각 정보와 시각·운동 자극이 동시에 처리되는 복합적인 인지 활동이 이뤄진다. 한 원장은 “이런 뇌 활동 덕분에 집중력과 기억력이 더욱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주의 산만한 사람에게 좋지만, 강박 성향은 역효과
두들링 공부법은 개인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학습 보조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원장은 “주의가 산만한 ADHD 학생에게는 펜을 쥐고 간단히 낙서하며 수업을 듣는 것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불안하거나 긴장된 상태에서도 손을 움직이는 동작은 안정감을 주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데 좋다”고 말했다.

반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 원장은 “내용이 매우 어렵거나 복잡한 수업, 또는 강박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며 “내용보다 낙서 자체에 몰입하거나 과도하게 정리하려는 경향이 생기면 학습 흐름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두들링 공부법은 ‘얼마나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 원장은 “낙서는 단순한 선이나 도형, 짧은 단어 등으로 손을 움직이는 정도가 이상적”이라며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경우 오히려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루함을 느낄 때만 가볍게, 집중이 되면 손을 놓고 강의에만 집중하는 식의 유연한 활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