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유머 감각이 유전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웃수저(웃음과 수저의 합성어)는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사람을 ‘금수저’로 일컫듯, 유머 감각도 타고나는 것으로 여기는 데서 기인한 표현이다. 그런데 최근, 유머 감각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쌍둥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유머 감각이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지 후천적인지 분석했다. 분석에는 일란성·이란성 쌍둥이가 모두 포함됐다. 연구팀은 유머 감각이 유전된다면 일란성 쌍둥이의 유머 감각이 비슷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참여자들은 스스로 유머 감각을 평가했으며 만화 속 상황에 어울리는 재치 있는 문구를 작성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해 유머 감각에 미치는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유머 감각은 쌍둥이 간에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었다. 자신을 웃긴 편이라고 생각하거나 유머 감각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자기 인식은 비슷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유머 감각 평가 실험 결과는 달랐다.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도 각각 작성한 만화 문구의 유머 수준이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연구를 주도한 길 그린그로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머 감각은 지능, 키, 눈 색깔 등처럼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특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며 “사회적 경험, 여러 문화에 대한 노출, 학습 과정 등 상호작용이 유머 감각을 결정짓는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다양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린그로스 박사는 “유머 감각이 있다는 건 심리적 요인, 성격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추가 분석을 통해 환경 속 어떤 요소가 우리를 웃기게 만드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쌍둥이 연구와 인간 유전학(Twin Research and Human Genetics)’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