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를 보다 보면 유명인들의 불륜 소식을 종종 접하게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분노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별 반응이 없는 사람도 있다.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여겨지는 행동을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사회 정의를 바로잡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는 과거 연구가 있다. 그렇다면, 비난하지 않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

최근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강한 사람일수록 유명인의 불륜 소식에 분노나 역겨움을 덜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토호쿠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유명인의 불륜 소식에 무덤덤한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기 위해, 평균 나이 45세의 일본인 118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성비는 거의 반반이었다. 참여자들은 ‘노력은 결국 보상된다’와 같이, 세상의 공정성에 관한 세 가지 발언을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에서부터 ‘매우 동의한다’에 이르는 다섯 개의 척도로 평가했다.

이후 참여자들은 그들이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지시문을 읽었고, 분노, 역겨움, 더러움 등 세 가지 감정적 반응의 강도를 6점 척도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는 유명 가수, 정치인, 배우 등이 연루돼 실제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다섯 개의 불륜 사건을 보고, 이 사건이 어느 정도로 용인될 수 있는지와 불륜을 저지른 유명인을 용서 가능한지에 대해 답했다.


참여자들의 응답 결과를 분석하니, 세상이 공정하다고 믿는 정도가 강한 사람일수록 불륜에 대한 분노와 역겨움이 적은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안도 더 좋은 쪽으로 생각해 분노를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세상이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유명인의 긍정적 측면만 보고 이들에게 관대해진다는 과거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인과응보가 존재하는 공정한 세계관에서는 실제로 좋은 사람이어야 남들에게 사랑받고 유명해질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세상이 공정하므로 선은 보상받고 악은 처벌받는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은 유명인의 불륜에 부정적인 감정을 크게 표출하지도, 이들을 비난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오픈 액세스 과학 저널 ‘엠디피아이(MDPI)’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