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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헌터퐝’이 러브버그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와 먹방을 선보였다. 오른쪽은 러브버그 전./사진=유튜브 채널 ‘헌터퐝’ 캡처
도심 곳곳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으로 출몰하며 시민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요리해 먹는 먹방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헌터퐝’에는 ‘러브버그를 퇴치하고 먹어보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헌터퐝은 각종 생물을 직접 채집해 요리하는 콘텐츠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생태계 교란종 뉴트리아를 포획해 조리한 영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영상 속 헌터퐝은 러브버그 출몰지로 알려진 인천 계양산을 찾아 벌레를 직접 채집했다. 바위, 나무, 벤치 등 곳곳에 러브버그가 떼 지어 붙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도 이 정도면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거한 러브버그는 약 2000마리로 추정된다. 그는 이후 집으로 돌아가 올리브유에 러브버그를 볶고 소금과 후추를 뿌리는 등 다양한 형태의 요리를 선보였다. 전과 찜도 시도했으며, 맛에 대해 “맛은 고소하고, 씁쓸한 향은 조금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먹는 과정에서 헛구역질하거나 고개를 돌리는 장면도 포함됐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실험정신이 대단하다”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응원 댓글과 함께, “굳이 먹을 필요가 있냐” “학생들이 따라 할까 봐 걱정된다”는 우려도 잇따랐다.


앞서 또 다른 유튜버 ‘이충근’도 계양산에서 러브버그를 채집해 ‘러브버거’로 조리한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고소한 맛이 나는 것 외에는 특별한 풍미는 없다”고 말했으며,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30만 회를 넘겼다.

이들처럼 러브버그를 직접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러브버그를 요리해 먹는 콘텐츠가 늘면서, 섭취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러브버그를 연구해온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가급적 먹는 것은 지양하라”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연구했을 때 러브버그의 몸에서 균류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음식으로 괜찮은지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유튜버처럼) 채집하는 것 자체는 경험상 위험하지 않다”며 “장갑으로 잡는 것도, 맨손으로 잡는 것도 괜찮지만 직접 먹는 것은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차라리 밀웜 같은 곤충은 국내 농업 관련 기관에서도 식용 곤충으로 많이 사용돼서 검증된 곤충이다”라며 러브버그 대신 먹어도 안전한 식용 곤충을 추천했다.

한편, 러브버그는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다니면서 먹이를 먹거나 비행해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내에 대량 출몰하고 있다.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오히려 진드기 박멸과 환경 정화에 도움을 줘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여름철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불쾌감을 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러브버그 발생 민원은 9296건으로 작년(4418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