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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계양산에 러브버그가 얼마나 많은지 보고자 올린 영상의 한 장면이다./유튜브 채널 '이충근' 캡처
하늘을 가득 메운 러브버그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민원 건수는 2022년 4378건에서 지난해 7월 기준 9296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2025년 3월 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러브버그’와 같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도 시민들이 불편하면 없앨 수 있는 조례안이 가결됐다.

러브버그는 파리목 우단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크기는 약 1cm 내외다. 암수 한 쌍이 짝짓기한 채로 붙어 다니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6월 중순~7월 초에 다량 발생한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에 익충으로 분류된다. 분류상 익충이지만 시민들에게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양산 러브버그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유해 곤충이니 당장 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충'과 '해충'의 분류는 발생 장소, 개체 수,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주관적 분류다. 서울연구원은 “러브버그로 인해 시민의 안전과 생활환경에 불편을 초래하고, 전례 없는 양상으로 확산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대해 서울연구원은 “응답자의 약 96%가 유행성 도시 해충을 인지한다”며 “유행성 도시해충은 모기, 바퀴벌레와 같은 위생 해충과 유사한 수준의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1950년대 멕시코만을 통해 유입된 러브버그가 토착화하면서 ‘불쾌 해충’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선제적 예방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선진국과 제도적 공백이 지속되는 국내의 사례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해 곤충 출현 향상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 대응은 미흡한 상황이다”라며 “서울형 통합해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