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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명의 기증자에게서 콩팥을 각각 이식받은 두 남성이 모두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가 알려졌다.​/사진=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미국에서 한 명의 기증자에게서 콩팥을 각각 이식받은 두 남성이 모두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가 알려졌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말기콩팥질환을 앓던 61세 남성은 최근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콩팥 이식을 받았다. 그런데, 10주 이후 구토와 극심한 갈증, 메스꺼움, 복통과 허리 통증, 고열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남성은 호흡곤란을 보였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논문을 통해 “이식받은 뒤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감염의 가능성을 염두해야 했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 결과, 기생충 감염에 대응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가 높게 나왔다. 의료진은 그의 복부에 보라색 발진이 퍼진 것을 확인했다. 폐 검사를 시행하자, 폐에 회충이 여러 개 발견됐고 발진이 나타난 피부에도 기생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기증자가 사망한 후 콩팥을 이식했지만 이식 후 기증자 혈액 검사를 시행하자 분선충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분선충은 회충의 일종으로, 감염됐을 때 분선충증을 일으킨다. 피부를 통해 체내에 침투해 감염되며, 발진과 복통 등을 일으킨다.


같은 기증자로부터 다른 콩팥을 기증받은 66세 남성도 기생충 감염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에 따르면 두 남성은 구토와 복통 등 비슷한 증상을 보였으며, 이버멕틴(ivermectin)과 알벤다졸(albendazole) 같은 구충제를 처방받았다. 의료진은 “이 남성은 호흡곤란을 겪는 등 위중한 상태에 빠졌지만, 다행히 회복했다”며 “두 환자 모두 콩팥 기능에 이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두 남성처럼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을 막으려면 뇌사 기증자의 경우 이식 전 기생충 검사를 시행하는 게 좋다. 살아있는 콩팥 기증자가 있다면 이식 전 익히지 않은 음식을 피해야 하고 채소나 과일도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한 달 정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물도 끓여서 마시거나 생수를 마실 것을 권장한다.

이 사례는 국제학술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지난 6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