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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8세 소녀가 한 달 넘게 구토한 벌레(왼)과 검정 파리과에 속하는 파리(오)/사진=소후뉴스,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의 한 소녀가 한 달 넘게 입에서 벌레를 토해냈고, 검사 결과 파리과 유충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진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중국 소후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양저우시에 사는 8세 소녀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1cm 길이의 살아있는 벌레를 반복적으로 토해냈다. 한 번 토할 때 적게는 한두 마리, 많게는 네다섯 마리가 입에서 나왔다.

소녀의 부모는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며 구충제를 먹이기도 했지만,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의사의 권유로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진료받고 검사한 결과, ‘나방파리’ 유충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나방파리는 파리과 곤충으로 5~6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 하트 모양의 날개가 특징이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관계자는 “고온 다습하고 물이 잘 고이는 환경이 나방파리가 유충을 낳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며 “유충이 서식하고 있는 물이 고인 양치컵을 사용하거나, 변기 물을 내릴 때 물방울이 튀면서 유충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파리 유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는 유충 사진을 직접 본 후 “나방파리 유충보다는 승저증(蠅蛆症)의 원인인 검정 파리과에 속하는 구더기(파리 유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며 “승저증이란 파리의 유충인 구더기가 살아있는 동물의 조직에 기생하며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라고 했다. 파리는 보통 한 번에 알을 150~180개 정도 낳는다. 알이 부화해 구더기가 되는데, 구더기가 붙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구더기가 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 양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홍수가 발생해 위생이 안 좋은 환경이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소녀가 구더기가 있는 음식을 으면서 감염된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관계자가 한 말처럼) 양치하거나 입을 헹굴 때, 변기 물을 내릴 때 튄 물방울을 통해 구더기가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구더기는 소화기관에 기생할 수 있다. 위산에 의해 죽기도 하지만, 생명력이 강한 구더기는 위산을 이기고 식도를 타고 올라올 수 있다. 양영철 교수는 “구더기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소화기관이 자극받아 메스꺼움이나 통증이 유발되고 소녀처럼 구토할 수 있다”며 “심각할 경우 구더기가 위의 상피 세포를 갉아 먹으면 위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더기는 적은 양의 산소만 있어도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이상 체내에 살아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