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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10대 학생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경찰 단속 과정에서 넘어져 '외상성 뇌출혈'을 진단받아, 논란이 됐다. 다행히 출혈이 잡혀 입원 열흘만인 지난 23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성 뇌출혈은 흔히 몸 안의 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발성 뇌출혈과, 발병 매커니즘은 물론 치료 경과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외상성 뇌출혈도 증상을 잘 알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45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서 무면허 10대 A군과 B군은 한 대의 전동 킥보드를 헬멧 없이 함께 타고 이동 중이었다. 이를 본 경찰이 횡단보도에서 단속하고자 이들의 팔을 잡았고, 그 과정에서 A군이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경련과 발작 등의 증상을 보여 바로 응급실로 옮겨졌고, 외상성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 등의 진단을 받았다. 열흘간 입원 후 지난 23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성 뇌출혈은 낙상, 교통사고 등 강한 외부 충격으로 뇌혈관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출혈을 말한다.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현성열 교수는 "외부에서 머리에 크게 충격이 가해졌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특히 의식이 저하된다면 예후가 매우 안 좋은 급성 경막하 출혈일 수 있어, 최대한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간 기능이 안 좋거나, 음주를 한 사람은 지혈이 잘 안되므로, 외상성 뇌출혈 가능성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외상성 뇌출혈은 경피막하, 경막하, 지주막하 크게 세 가지 출혈 유형으로 나뉜다. 경피막하 출혈은 두개골 아래에서 뇌를 둘러싸는 경막과 뼈 사이에 출혈이 생기는 것으로, 혈액이 뇌를 침범하지 않아 이땐 의식이 떨어져도 수술하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진행 속도가 빨라 치료가 지연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현 교수는 "어린 아이들에서는 뼈 주변 혈관이 손상돼 출혈이 생기는 경피막하 출혈인 경우가 많다"며 "외상 당시에는 의식이 깨끗했다가 두세 시간 후 갑자기 의식이 없어진다면 경피막하 출혈일 수 있다"고 했다.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경막하 출혈은 경막 아래쪽으로 혈종이 고인 것으로, 외상 뇌출혈 중 가장 위중하다. 사망률이 60%를 넘고, 사망하지 않더라도 중증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현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경막하 출혈일 가능성이 크다"며 "제때 치료해 회복하면 재발은 거의 없으므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두통, 한쪽의 위약감, 경련, 시야 장애, 언어 장애, 인지 기능 저하, 의식 저하 등이 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척수액 공간인 거미막과 연막 사이 출혈이 생기는 것으로, 외상으로 생겼다면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 교수는 "이번 사건은 아니었지만,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외상성 뇌출혈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1주일에 두세 명 정도 된다"며 "특히 20대 이상에서 음주 후 헬멧 없이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어 "헬멧을 쓰더라도 음주 중 킥보드를 타 넘어지면 안면부 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술을 마셨다면 전동킥보드는 타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