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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연세병원 임경한 원장
하루에도 수십 번 사용하는 어깨. 팔을 들거나 뒤로 돌릴 때 등 관절을 움직일 때, 밤에 누워 있을 때 유독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어깨 관절 내부의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으로 ▲회전근개 질환(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석회화건염)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견봉쇄골관절염 ▲목디스크로 인한 방사통 등이 있다. 문제는 이들 질환이 서로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장 넓은 움직임을 담당하는 관절인 만큼,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고 그에 따라 통증 양상도 다르다.

예를 들어, 팔을 옆으로 들 때 어깨가 뚝 하고 걸리고, 특정 각도에서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충돌증후군'일 수 있다. 어깨 힘줄이 뼈에 반복적으로 끼이면서 염증 및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뼈와 힘줄이 지속적으로 부딪히는 것을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아무리 팔을 들려 해도 어깨 움직임의 각도 자체가 제한되고, 누워 있을 때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동반된다면 '오십견'일 가능성이 크다. 관절낭이 굳어 움직임 자체가 줄어드는 질환으로,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어깨 전체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오십견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팔을 들 수는 있지만 뒤로 돌릴 때만 유난히 아프고, 특정 부위에 뼈가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면 '견봉쇄골관절염'일 수 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반복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자주 발생하며, 쇄골 끝과 어깨 관절 위쪽인 견봉이 만나는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이 있다면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어깨에 통증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목 디스크가 원인이 돼 승모근이나 견갑골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목 신경에서 비롯된 방사통이 어깨로 퍼지는 것으로, 어깨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목 디스크 여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이처럼 어깨 통증은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통증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원인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어깨가 아프다"는 표현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밀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통증을 방치하거나 잘못된 자가 진단에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 질환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힘줄 파열이나 관절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줄이 퇴축되어 수술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하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통증을 오래 방치하지 말고, 어깨 통증이 반복되거나 특정 동작에서 유독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깨는 단순히 '아픈 위치'만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관절이다. 어깨 관절의 해부학적 구조와 질환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치료 경험을 갖춘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다.

(*이 칼럼은 가자연세병원 임경한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