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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천용민정형외과 천용민 원장
젊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어깨 통증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잦아지고 오래가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관절이자, 그만큼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다. 흥미로운 점은, 어깨 통증의 원인이 나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요즘 수많은 매체에서 많이 다루고 조금만 찾아보아도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일반인들도 어깨에 생기는 질병을 전문가 만큼 아는 것 같다. 서두에서 밝힌 대로 다행히 한 번 아프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진짜 질병을 간과해서 놓치는 경우도 있어 자가 진단이나 치료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30대=잘못된 습관이나 몸에 부담이 되는 반복적인 운동이 만든 통증
20~30대 어깨 통증은 주로 생활습관이나 잘못된 운동 습관에서 시작된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고개 숙이고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깨 주변 근육이 뭉치고 긴장한다. 또 무리한 헬스나 크로스핏으로 어깨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가방을 한 쪽으로만 메는 작은 습관도 어깨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이 시기 통증은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만으로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2~3개월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 나이대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은 익상견이나 충돌 증후군, 어깨의 불안정성 등이 있고 드물게 회전근개 파열이 생길 수도 있다.

◇​40~50대=퇴행성 질환의 시작
40대부터는 직장에서 중견으로 부서를 관리하고 이끌고 또 집에서는 가장으로 가정을 챙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고 정작 가장 중요한 내 몸의 우선순위는 맨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 몸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어깨의 힘줄(회전근개)에도 퇴행성변화가 생기고 쌓이기 시작한다. 그전에 어깨 아파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오래가는 것 같다. 주말에 동네 사우나에서 더운물로 뜨겁게 지져도 나아지지 않는다. 또한 팔을 들 때 팔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거나 반대쪽 어깨에 비해 운동 범위가 줄어든 느낌이나 통증, 밤에 누워 잘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깨 관절이 굳어 움직임 자체가 제한되는 오십견(동결견)이 많이 생기는 시기여서 이러다 낫겠지라고 생각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를 필자는 많이 접했다. 증상이 있으면 오히려 다행이다. 병원에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의 회전근개 파열은 서서히 진행되어 증상이 없다.


◇​​60대 이후=퇴행성 질환이 본격적으로 증상 일으키는 시기
40~50대에서부터 서서히 진행되는 어깨의 퇴행성 변화는 60대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증상을 나타낸다. 손주와 물놀이 잠깐 해주었는데 어깨인지 팔인지 모르게 힘이 빠지기도 하고, 관절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통증이 만성화되기도 한다. 이 시기의 통증은 단순하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작은 신호다. 절대로 가벼이 여기면 안 된다. 어깨 아프기 시작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고 지금까지 크게 다친 적도 없고 무거운 것 든 적도 없는데, MRI 검사해 보면 이미 봉합할 단계가 지난 경우도 아주 많다. 주변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질병이 나에게도 생길 수 있고, 자가 진단이나 치료보다는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좋다.

어깨 통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예방은 충분히 가능하다. 올바른 자세, 가벼운 근력 운동, 하루 5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어깨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무엇보다 통증이 두세 주 이상 지속된다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버티기보다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 칼럼은 연세천용민정형외과 천용민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