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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서희원​(왼쪽)과 구준엽(오른쪽)/사진=구준엽 인스타그램
구준엽(56)이 먼저 떠나보낸 배우자이자 대만 배우인 고 서희원의 곁에 머물기 위해 이사를 계획 중이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매체 ET투데이에 따르면 구준엽이 두 달 전 서희원이 묻힌 금보산(진바오산) 인근의 신축 아파트를 둘러보았다고 지역 주민이 증언했다. 해당 아파트는 금보산 전경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희원은 지난 2월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급성 폐렴으로 구준엽과의 결혼 3년 만에 사망했다. 아내를 잃은 구준엽은 매일 서희원의 묘를 찾아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슬픔과 우울이 밀려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사별 후 1년이 지났음에도 슬픔과 우울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지속적 애도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슬픔을 이기려 홀로 고군분투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지속적 애도 장애는 소중한 존재의 죽음 이후, 극도의 슬픔과 심정적 고통이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떠나보낸 존재에 대한 생각과 감정 정리가 미처 되지 않아, ‘그가 없는 나의 삶’도 아직 새로운 의미나 목표를 찾지 못한 상태다.


사별한 대상이 자신에게 지니는 의미 그리고 그와의 관계가 슬픔의 핵심이기 때문에, 단순한 우울증 치료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상대와 나의 관계가 어땠는지 ▲앞으로 상대를 어떻게 회고할 것인지 ▲그의 부재에서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어떡할지 ▲새로운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나아가 내 삶은 어떻게 찾을 것인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그가 바꿔놓고 간 자신의 삶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삶의 목표와 의미’ 자체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소중한 대상과의 이별 후 느끼는 우울과 슬픔이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지속적 애도 장애에 빠진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슬픔이 지나쳐 학업, 업무, 먹고 씻기 등 일상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사별 이전의 일상생활 역량의 70% 정도는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으나 죄책감, 수치심, 자기 파괴적 사고 등 사별로 인해 발생한 슬픔 이외의 감정적 동요가 지나칠 때도 마찬가지다. ▲홀로 남은 나는 가치가 없어 ▲내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내가 이러지 않았다면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죽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더욱이 그렇다.

부천가은요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평석 대표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삶의 이런저런 굴곡이 지나치게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면, 언제든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