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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DB
'러브버그'가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기 시작했다. 특히 덥고 습한 날씨로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탓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9296건으로, 2023년(4418건)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해 동양하루살이 민원은 240건에 그쳐, 러브버그가 시민 체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러브버그의 정식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팔파리'다. 성충이 되면 암수가 짝찟기하는 상태로 다니며 먹이를 먹거나 비행하기 때문에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이동규 석좌교수는 “수컷이 유전자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다른 수컷들이 접근할 수 없게끔 3~4일 동안 계속 붙어 있다”며 “떨어지고 나면 수컷은 3일 이내에, 암컷은 바로 산란하고 나서 1주일 이내에 죽는다”고 말했다.


러브버그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곤충도 생체시계가 있는데, 러브버그는 땅속에 모여 있다가 바깥 날씨의 상황을 보고 떼를 지어 나타난다. 지난해보다 등장 시점이 빨라진 건 더 이른 폭염주의보 발동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동규 석좌교수에 따르면, 가뭄으로 성충이 되지 못하고 있다가 3년 전 비가 많이 내리면서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기후 온난화로 습해진 날씨가 러브버그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또 러브버그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와 열을 좋아한다. 도심의 열이 숲속보다 높아서 자꾸 시내로 들어오고 사람 몸에도 붙는다.

러브버그는 우려와 달리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이다.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진드기 박멸과 환경 정화에 도움을 준다. 러브버그는 모기처럼 액체 등을 흡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달된 입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애초부터 방충망을 뚫거나 사람을 물 수 없는 신체 구조다. 짝짓기를 통해 알을 낳아 번식할까 우려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러브버그가 알을 낳고 성충하기까지 1년이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금 눈앞에 보이는 러브버그는 1~2주 내로 다 사라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러브버그를 퇴치하고 싶다면 창문을 닫아 유입을 막는 게 최선이다. 움직임이 둔하기 때문에 청소기로 처리할 수도 있다. 러브버그에 물을 뿌리면 날개가 젖어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한 차례 뿌리면 금세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