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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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박진영이 연기한 이호수 역이 청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사진=tvN
지난 2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 7.7%, 최고 8.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 및 종편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배우 박보영은 쌍둥이 자매 유미래와 유미지 역을, 박진영은 이호수 역을 연기했다. 박진영이 맡은 이호수는 변호사로, 극중에서 유미지와 연인 관계다. 이날 방송된 10회에서 유미지와 이호수는 신분을 속였다는 의혹을 받은 김로사(원미경)의 기소유예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하의 의미로 케이크를 사온 이호수는 전화를 받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당황했다. 드라마에서 이호수는 어릴 적 겪은 사고로 인해 왼쪽 청력을 이미 잃은 상태다. 이후 유미지가 다가와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11회 예고편에는 병원에 가 검사를 받고 돌발성 난청을 진단받는 이호수의 모습이 나왔다. 돌발성 난청은 어떤 질환일까?

◇이유 없이 소리 안 들려
‘미지의 서울’ 속 이호수가 겪고 있는 돌발성 난청은 잘 들리던 귀가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연간 10만 명당 10명 이상 발병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특히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돌발성 난청 20대 환자 수는 8240명이었는데, 2022년 1만 1557명으로 40% 이상 급증했다.

강동소리의원 신유리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양쪽 청력이 다 정상이던 사람에게 나타나면 다른 쪽으로 여전히 들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안 들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오히려 이명으로 알게되는 경우도 많다”며 “돌발성 난청이 회복하지 않는 경우 심한 이명에 시달리다가 이후 안 들리는 증상을 불편해하기 시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신유리 원장은 돌발성 난청의 원인에 대해 “밝혀진 원인이 없고 모를 때가 많아서 ‘특발성’이라고 하기도 한다(원인을 알지 못한 채 생기는 병·特發性)”고 말했다. 다만 “신체 기관은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말단으로 갈수록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안 될 수 있다”며 “귀도 말단이어서 이곳 미세혈관이 막히면서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도 돌발성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은 어릴 적 사고로 왼쪽 청력을 잃은 상태다. 신유리 원장은 이에 대해 “어릴 때 유전적인 이유로 인해 난청을 겪었다면 반대편 청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고로 인한 청력 손실은 반대편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양측 청력이 정상인 사람에게 돌발성 난청이 생길 확률과 비슷한 확률로 발병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력 잃고 6개월 지나면 수술 고려
돌발성 난청은 환자마다 예후가 다르다. 3분의 1은 청력을 회복하지만, 3분의 1은 부분적으로 회복한다. 나머지는 회복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14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 신유리 원장은 “부분적으로 회복된다 해도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만족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 환자들은 청력이 떨어진 상태가 3주에서 세 달 지속할 경우 청력을 잃은 것으로 판정돼 보청기 등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청력을 완전히 잃은 지 6개월이 지났을 땐 인공와우 이식수술(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하여 소리를 듣게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신 원장은 “돌발성이기 때문에 징조가 없다”며 “이명이 있다고 무조건 난청이 발생한 건 아니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병원에서 확인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