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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유럽은 해외사업을 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등용문처럼 여겨진다. 실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 중인 국내 기업들만 봐도,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 진출해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안착하기 위해서는 시장 조사는 물론, 허가 절차와 기업 지원 제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유럽 진출을 위한 유럽시장 및 바이오클러스터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제약·바이오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900억유로(한화 약 458조8090억원) 규모로, 전세계 제약·바이오시장의 22.7%가량을 차지했다. 독일이 약 506억유로로 유럽 내에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이어 ▲프랑스(약 353억유로) ▲영국(약 288억유로) ▲이탈리아(약 258억유로) 순이었다.

유럽은 R&D(연구·개발)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유럽 제약 R&D 투자액은 2020년(394억유로, 한화 약 62조3185억원) 대비 27%가량 증가한 약 500억유로(한화 약 79조880억원)로 추산된다. 제약산업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 또한 15%가 넘는다. 보산진 관계자는 “유럽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세금 혜택, 연구기관과 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 입장에서 한국은 EU 의약품 수입 시장 점유율 4위(4.4%)를 차지하는 주요 협력국가 중 하나다. 최근 우리나라의 EU 의약품 수출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고령인구 증가,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영향으로 헝가리, 벨기에 등과 같은 새로운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EMA 허가를 획득한 국산 의약품은 올해 2월 기준 총 33개다. 이 중 바이오시밀러가 24개로 70% 이상을 차지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두 회사가 각각 11개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얻었다. 보산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대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R&D 세액공제 제도 ▲중소기업 지원 제도 ▲의약품 시판 허가 절차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의약품 허가의 경우 각국 규제 기관마다 요구 사항과 허가 기준이 조금씩 다르므로, 국가별 허가 절차·규정, 제품 특성, 시장 전략 등을 고려해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보산진 관계자는 “한국 제약 바이오기업들은 유럽 바이오클러스터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 개발과 상업화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유럽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 사례 벤치마킹, 혁신 연구 환경 조성,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인재 확보 등이 중요한 전략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