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암 정복 위한 최신기술 어디까지 왔나… 국립암센터 국제 심포지엄 개최
최지우 기자
입력 2025/06/18 17:30
18일, 국립암센터 국가암예방검진동 국제회의장에서 제 17회 국립암센터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첨단 기술로 암을 넘어선 혁신(Innovating Beyond Cancer with Cutting-Edge Technology)’를 주제로 진행됐다.
본 심포지엄은 ▲단백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차세대 면역항암치료 ▲혁신적 임상시험 전략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 등 네 개의 세션으로 이뤄졌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25년 전 국립암센터가 설립된 이후 국가암등록사업, 국가암검진사업을 비롯해 금연 운동 등 여러 암 예방 활동들을 전개하며 대한민국의 암 치료 역사가 본격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암 치료를 선도하는 이유는 그만큼 암 진단 체계가 잘 마련돼 있고 빠르게 진단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한광 원장은 “현재 1년에 약 28만 명의 암 환자가 진단되고 약 258만 명의 암 경험자가 생활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의될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면역치료, 생존자 케어 등 암 정복의 새로운 접근법 등이 향후 글로벌 암 치료 전략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먼저 국립암센터와 1960년대부터 학문적 교류를 이어온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가 암 프로테오믹스의 현재 동향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으로 시작됐다. 프로테오믹스는 암 등 질병 발생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말한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다른 방식으로 단백질을 생성 및 사용하기 때문에 이 특성을 활용해 암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단백체학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는 단백질 정보를 어떻게 암으로 해석할 것이냐는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는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환자 치료에 실제 적용하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는 “희귀암 치료에도 단백유전체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암 치료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 전 세계 기관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뒤 모으고 이를 토대로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대만 아카데미 시니카(Academia Sinica)의 유주첸 교수는 극소량의 시료에서도 민감도를 높인 나노 단백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정밀 진단 사례를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초기 비흡연 폐암 환자에서 재발 위험이 높은 아형을 규명한 연구 결과는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우상명 박사는 102명의 간내 담관암 환자를 세 가지 분자 아형으로 분류하고 각각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최신 동향을 다뤘다. 일본 도쿄대 타쿠 오카자키 교수는 T세포 억제를 유도하는 면역관문 분자의 기전을 설명했고 서울대 최경호 교수는 CAR-T 세포 치료의 효능을 높이고 독성을 줄이기 위한 접근법을 소개했다. 국립암센터 한충용 박사는 고형암에서의 T세포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요인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면역항암제(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등)는 주로 비소세포폐암, 위암, 방광암, 식도암, 흑색종 등에 사용되며 CAR-T 치료제는 림프종과 백혈병에 효과가 크지만 고형암에 대해서는 아직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고형암 분야에서도 면역항암제의 범용성을 넓히기 위해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협력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 전주기 기술개발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국립암센터 주도로 5년간 총 488억 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고형암 대상 치료제의 초기임상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임상시험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립암센터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확대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KCOG)을 구축해 다기관 협력과 데이터 표준화, 임상연구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임상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를 마련 중이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부속병원장은 “임상시험은 미래를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KOCG이 구축되면 공공 데이터관리 등이 효과적으로 수행돼 암 임상연구 정보 표준화, 암 임상연구 전문 인력 양성, 국민들에게는 최적의 암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가 다뤄졌다. 암 생존자는 암 진단 이후 생존하는 모든 환자를 일컫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58만 명의 암 생존자가 있으며 전체 국민 중 20명 중 한 명,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7명 중 한 명이 암 생존자다. 암 생존자는 암 치료로 인한 합병증과 후유증 외에도 만성질환 관리, 수면 문제, 식생활 변화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다. 실제로 암 생존자는 총 42개의 디스트레스(암 진단·치료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인 고통) 중 평균 4.59개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된다.
국립암센터 장윤정 암생존자헬스케어연구단장은 “암 치료 이후에도 다양한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의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이러한 미충족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립암센터는 국내 50개 연구기관과 함께 470억 원 규모의 연구비로 암 생존자 헬스케어 과제를 수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국제암연구소(IARC)와의 협력으로 진행 중인 위암 예방 연구 ‘HELPER Study’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 위험을 최대 5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국가 암 예방 전략에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도입 가능성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정유석 준비위원장(인재경영실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암 정복을 위한 첨단 연구 성과와 임상 적용 가능성을 공유하고 국제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지향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본 심포지엄은 ▲단백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차세대 면역항암치료 ▲혁신적 임상시험 전략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 등 네 개의 세션으로 이뤄졌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25년 전 국립암센터가 설립된 이후 국가암등록사업, 국가암검진사업을 비롯해 금연 운동 등 여러 암 예방 활동들을 전개하며 대한민국의 암 치료 역사가 본격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암 치료를 선도하는 이유는 그만큼 암 진단 체계가 잘 마련돼 있고 빠르게 진단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한광 원장은 “현재 1년에 약 28만 명의 암 환자가 진단되고 약 258만 명의 암 경험자가 생활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의될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면역치료, 생존자 케어 등 암 정복의 새로운 접근법 등이 향후 글로벌 암 치료 전략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먼저 국립암센터와 1960년대부터 학문적 교류를 이어온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가 암 프로테오믹스의 현재 동향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으로 시작됐다. 프로테오믹스는 암 등 질병 발생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말한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다른 방식으로 단백질을 생성 및 사용하기 때문에 이 특성을 활용해 암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단백체학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는 단백질 정보를 어떻게 암으로 해석할 것이냐는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는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환자 치료에 실제 적용하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는 “희귀암 치료에도 단백유전체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암 치료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 전 세계 기관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뒤 모으고 이를 토대로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대만 아카데미 시니카(Academia Sinica)의 유주첸 교수는 극소량의 시료에서도 민감도를 높인 나노 단백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정밀 진단 사례를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초기 비흡연 폐암 환자에서 재발 위험이 높은 아형을 규명한 연구 결과는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우상명 박사는 102명의 간내 담관암 환자를 세 가지 분자 아형으로 분류하고 각각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최신 동향을 다뤘다. 일본 도쿄대 타쿠 오카자키 교수는 T세포 억제를 유도하는 면역관문 분자의 기전을 설명했고 서울대 최경호 교수는 CAR-T 세포 치료의 효능을 높이고 독성을 줄이기 위한 접근법을 소개했다. 국립암센터 한충용 박사는 고형암에서의 T세포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요인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면역항암제(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등)는 주로 비소세포폐암, 위암, 방광암, 식도암, 흑색종 등에 사용되며 CAR-T 치료제는 림프종과 백혈병에 효과가 크지만 고형암에 대해서는 아직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고형암 분야에서도 면역항암제의 범용성을 넓히기 위해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협력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 전주기 기술개발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국립암센터 주도로 5년간 총 488억 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고형암 대상 치료제의 초기임상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임상시험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립암센터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확대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KCOG)을 구축해 다기관 협력과 데이터 표준화, 임상연구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임상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를 마련 중이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부속병원장은 “임상시험은 미래를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KOCG이 구축되면 공공 데이터관리 등이 효과적으로 수행돼 암 임상연구 정보 표준화, 암 임상연구 전문 인력 양성, 국민들에게는 최적의 암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가 다뤄졌다. 암 생존자는 암 진단 이후 생존하는 모든 환자를 일컫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58만 명의 암 생존자가 있으며 전체 국민 중 20명 중 한 명,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7명 중 한 명이 암 생존자다. 암 생존자는 암 치료로 인한 합병증과 후유증 외에도 만성질환 관리, 수면 문제, 식생활 변화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다. 실제로 암 생존자는 총 42개의 디스트레스(암 진단·치료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인 고통) 중 평균 4.59개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된다.
국립암센터 장윤정 암생존자헬스케어연구단장은 “암 치료 이후에도 다양한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의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이러한 미충족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립암센터는 국내 50개 연구기관과 함께 470억 원 규모의 연구비로 암 생존자 헬스케어 과제를 수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국제암연구소(IARC)와의 협력으로 진행 중인 위암 예방 연구 ‘HELPER Study’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 위험을 최대 5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국가 암 예방 전략에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도입 가능성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정유석 준비위원장(인재경영실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암 정복을 위한 첨단 연구 성과와 임상 적용 가능성을 공유하고 국제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지향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