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이렇게’ 자는 사람, 폐암 위험 높다
김서희 기자
입력 2025/06/09 23:30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의 전체 또는 일부가 막혀 수면 중 불규칙한 호흡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보통 코골이 하는 사람의 20~70%에서 수면무호흡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수면 중 기도가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고, 호흡이 일시적으로 10초 이상 멈추는 게 주요 증상이다. 혈중 산소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 세계적으로 9억명 이상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마샬대 연구팀은 240만명이 넘는 건강 데이터를 이용해 폐쇄성수면무호흡증과 폐암 연관성을 알아봤다.
연구 결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진단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 발병 가능성이 1.21배 더 높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나이 및 기타 건강 상태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 중 산소 부족, 흡연 및 비만 등 관련 생활습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의 특징인 간헐적인 저산소증이 종양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헐적인 저산소증이 산화 스트레스, DNA 손상 및 전신 염증, 면역조절 장애 등을 유발함으로써 암 발생 및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 저자 조완 알 누사이르 박사는 “이 연구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폐암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구 중 하나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연관성에 대해 더욱 면밀히 조사해야 하지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진단 및 개입이 환자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수면무호흡증과 각종 질병과의 연관성은 과거에도 많이 연구된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팀이 평균연령 62세 4만2099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은 모든 원인에 의한 돌연사 위험을 74% 높이고,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94%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세포에 공급되는 산소를 차단하기 때문에 체내 항산화 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해 세포를 손상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봤다.
이 연구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