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질환

“전립선암 로봇 수술 발전으로… 요실금·발기부전 줄고, 재발도 감소”

신소영 기자

'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전립선암 명의'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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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영 교수가 전립선암의 수술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전립선암은 남성이라면 한 번쯤 걱정하게 되는 암이다. 2020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생률 3위를 차지하며,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요실금, 발기부전 등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고 생존율도 낮아질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로봇수술 등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첨단 치료법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립선암의 원인부터 진단, 치료, 예방, 그리고 미래 치료법까지 전립선암 명의로 꼽히는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영 교수에게 물었다.

-전립선암의 발병 원인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과 나이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립선암을 앓은 가족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약 2.5배 높아지며, 여자 가족 중에서도 유방암 병력이 있으면 위험이 높아진다. 또 전립선암은 50대 이후 발병률이 증가해 60~70대에 흔하다. 식습관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붉은 고기나 가공식품처럼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전립선암 위험을 높인다. 이들은 체중 증가, 호르몬 변화, 활성산소 증가 등을 통해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있나?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병이 많이 진행돼 병변이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끊기고, 소변을 자주 보고, 급박뇨와 야갼뇨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암을 감별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전립선특이항원(PSA)수치가 높으면 전립선암으로 보나?
"전립선암을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지만,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다. PSA는 나이가 들수록 상승할 수 있으며, 사정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회음부 압박 운동, 전립선염, 요로 감염, 내시경 검사나 시술, 전립선 비대증 등 다양한 요인으로도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반드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전립선암의 진단과 확진은 어떻게 이뤄지나?
"건강검진에서 PSA 수치가 높거나, 배뇨 관련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는 '전립선 수지 촉진 검사'를 한다. 이는 항문을 통해 전립선을 만져보는 검사로, 암이 깊거나 초기일 땐 정확도가 떨어져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최근엔 PSA 수치가 높으면 MRI 검사가 기본 진단법으로 활용돼 암 의심 부위를 미리 확인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검사가 필요한데, 초음파를 보며 항문을 통해 바늘을 삽입하는 ‘경직장 조직검사’를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회음부로 바늘을 삽입하는 ‘경회음부 검사'도 늘어나고 있다."

-전립선암의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암이 전립선 내에만 국한된 초기에는 ‘적극적 감시’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태를 관찰하며, 암이 진행되면 치료를 시작한다. 이는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고 안전한 방법이다. 암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됐다면 수술적 치료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은 로봇수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방사선 치료도 활용되며, 최근에는 양성자·중성자 치료 등 정밀하고 부작용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도 도입되고 있다. 더 진행된 암이나 고령 환자는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이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후 암이 악화되면 항암 화학요법이나 유전자 표적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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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사진은 왼쪽의 표시된 광경을 10배 확대한 모습이다. 로봇 수술은 이처럼 최대 10~15배 확대된 화면을 통해 수술 부위를 더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합병증 감소에 유리하다./사진=최세영 교수 제공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는 '로봇수술'의 장점은?
"가장 큰 장점은 시야 확대와 정밀성이다. 개복 수술에 비해 시야가 10~15배까지 확대돼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요실금이나 발기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또한 개복 수술의 경우 배를 약 20cm 절개해야 하지만, 로봇수술은 몇 개의 작은 구멍만으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빨라,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흉터도 눈에 잘 띄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의 작은 구멍으로 수술하는 ‘다빈치SP’ 시스템도 도입됐다. 이는 하나의 구멍에서 카메라와 로봇 팔이 동시에 나와, 통증과 흉터를 더욱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수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전통적인 개복 수술과 원리는 같다. 전립선과 그 뒤에 붙어 있는 정낭을 제거한 뒤, 방광과 요도를 다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전립선 주변에는 중요한 신경·혈관·요도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로봇수술에서는 신경 보존, 방광목 보존, 최대 요도 보존 술식 등이 사용된다. 피가 나지 않는 경우 혈관을 인위적으로 묶지 않는 ‘선택적 배부정맥 결찰술’도 가능해 출혈과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립선 앞쪽 조직을 보존할 수 있는 ‘치골후공간 보존 술식’이 도입돼 회복에 더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요도와 방광 연결 부위의 회복을 돕기 위한 후방 재건술과, 전방 고정술도 함께 시행된다."

-로봇수술을 하면 합병증도 줄어든다던데. 비교 통계가 있나?
"주요 합병증인 요실금이나 발기부전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각각 수술 후 1년째 발생률이 개복 수술에 비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생화학적 재발(PSA 수치 재상승) 위험도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로봇수술은 수혈, 혈뇨, 입원 기간, 통증 등에서도 개복 수술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만 없다면 더 나은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수술 후 3일 이내에는 일어나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침대에서라도 운동을 하고 기구를 이용해 걸으면서 혈전과 근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 수술 약 1주일 뒤 소변줄을 제거한 후에는 요도 괄약근 운동(케겔 운동)이 권장되며,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바이오 피드백 운동법도 활용되고 있다. 소변 조절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며, 환자 90% 이상이 1년 내 기저귀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성 기능은 다소 저하될 수 있으나,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면 만족도가 높다."


-전립선암의 생존율은 어떻게 되나?
"전립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국내 5년 생존율은 약 94%에 달한다. 다만 미국 등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데, 이는 늦은 진단에 따른 말기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소 병기의 경우 생존율은 100%에 가깝지만, 전이 시에는 5년 생존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진다. 전립선암 수술 후 관리는 회복 속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전립선암 치료에서 기대되는 새로운 방법이나 접근법이 있나? 
"전립선암 치료는 정밀의학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더욱 개인화되고 정교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같은 병기라도 환자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으며,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인공지능은 유전자 해석, 영상 판독, 방사선 치료 설계 등에 접목돼 치료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향후 임상에 본격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PSMA PET-CT를 활용한 정밀 진단과 이를 기반으로 한 표적 치료도 전이암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국내 병원에서도 시행 중이다. 다만, 고가의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외에도, 액체 생검이나 소변 검사 기반 비침습적 진단법이 개발되고 있어, 기존의 조직검사보다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균형이 중요하다. 주 5회 이상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당분이 높은 과일은 주의한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처럼 도움이 되는 성분도 있지만, 특정 음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이 많은 고기 섭취를 줄이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령자에게 육류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필요할 수 있어,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균형 잡힌 섭취가 필요하다. 주 5회, 하루 30분가량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고, 금연과 절주 역시 도움이 된다. 45세 이상 남성은 PSA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한 마디.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PSA 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발견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진단을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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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영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최세영 교수는…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 학위를 땄다. 현재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로, 진료와 함께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요 연구 분야는 비뇨기암 치료로, 유전자 재조합 수지상세포를 활용한 전립선암 치료, 항암 바이러스를 이용한 방광암 치료제 개발, 인공지능(AI)을 통한 방광암 진단 기술 등이 있다. 최 교수는 다수의 학술상과 논문상을 받았으며, 그의 연구는 전립선암과 방광암 치료의 예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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