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문화복지정책
[멍멍냥냥] “겨우 살렸는데 가족이 없네” 홀로 덩그러니 남은 산불 피해 동물들
이해림 기자 | 최소라 인턴기자
입력 2025/06/02 17:14
경북 지역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큰 피해를 남겼다. 화마로부터 생존했더라도 크게 다치거나 삶의 터전을 잃은 동물이 대다수다.
산불 피해 이후 여러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 등이 피해 동물들을 구조 및 치료·보호하고 있지만, 두 달여 간의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 동물들의 삶은 위태롭다. 여전히 많은 동물이 치료 중이거나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경기도가 반려마루 여주에서 보호 중인 경북 산불 피해 구조견과 이들의 새끼들이 화상 치료와 건강 검진,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입양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반려마루 여주는 동물보호단체연합 루시의 친구들(동물권행동 카라,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위액트 등)과 연계해 피해 현장에서 구조된 반려견 56마리를 위탁 보호 중이다. 반려마루 여주 이외에도 평강공주보호소, 나비야사랑해와 같은 여러 사설 보호소에서 피해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입양되지 못하고 보호소에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불 피해 동물 치료 봉사에 참여한 국경없는수의사회 김재영 대표(수의사)는 “부상 탓에 소위 말하는 ‘귀여운’ 모습이 아닌 동물들이 많아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적다”고 밝혔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단체는 국내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해외 입양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피해 동물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치료에 앞장선 수의사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산불 피해 동물 치료 봉사에 참여한 여울동물병원 이영호 원장(수의사)은 의성 산불 현장에서 앞다리에 3도 화상을 입은 검은색 진도 강아지 마늘이를 치료하며 재난 피해 동물과 유기 동물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치료 후 개인적으로 팸플릿을 만들어 입양 홍보를 하기도 했지만, 덩치가 큰 중형견인지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영호 원장은 “치료가 끝나갈수록 치료 이후의 삶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렇게 치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며 “동물들의 미래가 보장돼 있다면 더 신나게 치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산불 피해 동물의 입양이나 돌봄 등 후속 작업을 자원봉사자나 민간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제대 반려동물보건학과 한기원 교수(수의사)는 “이미 있는 유기동물도 입양이 잘 되지 않는데, 재난 피해를 입은 동물들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므로 민간에 맡기기만 해선 해결이 어렵다”며 “현재 동물 문제를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아래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관련 문제를 지원하는 부서 혹은 TF팀을 만드는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영 대표는 “지금은 보호소 환경이 열악해 치료가 끝난 후 아직 입양되지 못한 동물들을 계속 데리고 있기가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재난 발생 후속 조치에 보호소 환경 개선도 포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양뿐 아니라 구조와 치료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상 등 동물들이 입는 피해를 줄이는 것이 구조 동물의 입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해서다. 수의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난 상황에서 피해 동물을 구조·치료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국경없는수의사회에서는 향후 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자 재난 시 수의사의 대응 실태, 입원 환축 현황, 치료 경과 등을 파악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추후 정부 및 관련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수의사 연계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임시 진료 공간이나 격리·입원 시설, 구조 동물 전용 이동 차량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수의사 간 협력을 통해 중앙 동물응급의료체계 마련을 꾀한다. 지금까지는 재난 피해 동물 구조 및 치료 작업 대부분이 수의사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의 봉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재영 대표는 “아직까지는 인간 중심으로만 재난 대피 및 복구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 동물 역시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대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나 치료 및 보호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 이후 여러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 등이 피해 동물들을 구조 및 치료·보호하고 있지만, 두 달여 간의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 동물들의 삶은 위태롭다. 여전히 많은 동물이 치료 중이거나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경기도가 반려마루 여주에서 보호 중인 경북 산불 피해 구조견과 이들의 새끼들이 화상 치료와 건강 검진,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입양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반려마루 여주는 동물보호단체연합 루시의 친구들(동물권행동 카라,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위액트 등)과 연계해 피해 현장에서 구조된 반려견 56마리를 위탁 보호 중이다. 반려마루 여주 이외에도 평강공주보호소, 나비야사랑해와 같은 여러 사설 보호소에서 피해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입양되지 못하고 보호소에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불 피해 동물 치료 봉사에 참여한 국경없는수의사회 김재영 대표(수의사)는 “부상 탓에 소위 말하는 ‘귀여운’ 모습이 아닌 동물들이 많아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적다”고 밝혔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단체는 국내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해외 입양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피해 동물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치료에 앞장선 수의사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산불 피해 동물 치료 봉사에 참여한 여울동물병원 이영호 원장(수의사)은 의성 산불 현장에서 앞다리에 3도 화상을 입은 검은색 진도 강아지 마늘이를 치료하며 재난 피해 동물과 유기 동물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치료 후 개인적으로 팸플릿을 만들어 입양 홍보를 하기도 했지만, 덩치가 큰 중형견인지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영호 원장은 “치료가 끝나갈수록 치료 이후의 삶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렇게 치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며 “동물들의 미래가 보장돼 있다면 더 신나게 치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산불 피해 동물의 입양이나 돌봄 등 후속 작업을 자원봉사자나 민간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제대 반려동물보건학과 한기원 교수(수의사)는 “이미 있는 유기동물도 입양이 잘 되지 않는데, 재난 피해를 입은 동물들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므로 민간에 맡기기만 해선 해결이 어렵다”며 “현재 동물 문제를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아래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관련 문제를 지원하는 부서 혹은 TF팀을 만드는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영 대표는 “지금은 보호소 환경이 열악해 치료가 끝난 후 아직 입양되지 못한 동물들을 계속 데리고 있기가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재난 발생 후속 조치에 보호소 환경 개선도 포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양뿐 아니라 구조와 치료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상 등 동물들이 입는 피해를 줄이는 것이 구조 동물의 입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해서다. 수의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난 상황에서 피해 동물을 구조·치료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국경없는수의사회에서는 향후 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자 재난 시 수의사의 대응 실태, 입원 환축 현황, 치료 경과 등을 파악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추후 정부 및 관련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수의사 연계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임시 진료 공간이나 격리·입원 시설, 구조 동물 전용 이동 차량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수의사 간 협력을 통해 중앙 동물응급의료체계 마련을 꾀한다. 지금까지는 재난 피해 동물 구조 및 치료 작업 대부분이 수의사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의 봉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재영 대표는 “아직까지는 인간 중심으로만 재난 대피 및 복구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 동물 역시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대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나 치료 및 보호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