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입술 주변 ‘이것’ 자주 생긴다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80% ↑

임민영 기자 | 홍주영 인턴기자

이미지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 감염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입가에 물집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 감염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헤르페스 1형은 주로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피곤한 경우 입술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질환으로, 성기 주위에 감염을 일으키는 2형과 구분된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와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 공동 연구진은 일반인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해 헤르페스 1형과 알츠하이머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지역, 데이터 입력 시기, 의료기관 방문 횟수를 기준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와 일반인 각 34만4628명의 데이터를 1대1로 대조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65%는 여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73세였다. 연구진은 이 점을 참고해 나이를 비롯한 잠재적 영향 요인을 조정했다.

분석 결과, 헤르페스 1형에 감염됐을 때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80%(1.8배) 증가했다. 다만, 항바이러스 약물로 헤르페스 1형을 치료한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줄어들었다. 알츠하이머 환자 중 1507명(0.44%)이 헤르페스 1형을 보유하고 있었고, 일반인은 823명(0.24%)이 보유하고 있었다. 전체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 환자 2330명 중 40%는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치료를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17% 낮았다.


연구진은 헤르페스 감염으로 인한 뇌의 염증 변화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이 뇌에 침투할 경우 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수 있는 반응을 시작한다"며 "이때 뇌에 덩어리처럼 쌓이는 단백질의 일종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활성화가 유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제를 활용한 치료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헤르페스 1형 치료가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헤르페스 예방을 공중보건의 우선순위로 보는 데 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 헤르페스 감염자와 무증상 환자 등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외된 것이 연구의 한계점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데이터 기록이 제한적이어서 환자의 데이터가 입력되기 전의 헤르페스 감염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헤르페스 1형과 2형 모두 감염된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헤르페스 1형 감염자 중 상당수는 증상이 없어 데이터에 기록되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입술 포진이 재발했지만 의료 서비스를 받지 않는 사람도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협회 학술지 ‘BMJ Open’에 지난 20일 게재됐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