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학칼럼] 무릎 인공관절수술, 생각보다 일찍 고민해야 하는 이유
신세계서울병원 무릎관절센터 박동철 원장
입력 2025/05/29 10:36
수술은 마지막이 아니라, 때론 최선의 선택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무릎이 아프면 대부분 처음에는 약을 먹거나 물리치료를 받는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파스나 찜질로 버티기도 한다. 관절 주사 한 번 맞으면 며칠은 괜찮기도 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문제는 이 ‘버티기’가 몇 달, 몇 년 이어지면서 병을 키운다는 점이다. 통증은 점점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걷는 것조차 불편해진다. 이쯤 되면 병원에서는 인공관절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이라는 말이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설이거나 두려워한다.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 하고, 마지막까지 안 하겠다는 마음으로 버틴다. 그런데 이 ‘마지막까지 버티기’가 오히려 결과를 더 나쁘게 만들기도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확실히 수술이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진다.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릎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만드는 중요한 구조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 연골은 점차 닳아 없어지는데 이게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처음에는 연골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연골이 얇아지고 갈라지며 결국 뼈끼리 부딪치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연골이 완전히 닳아 뼈가 드러난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서는 더 이상 보존적 치료로는 회복이 어렵다.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시점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을 ‘더 참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아파도 적응을 해버린다. 걷는 양을 줄이고, 계단을 피하고,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통증을 줄이는 대신 활동성도 함께 잃는다. 이렇게 되면 다리 근육은 약해지고, 무릎 주변 조직의 유연성도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더디고, 기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반대로 말하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회복 속도가 빠르고 결과도 좋다. 인공관절수술은 무릎관절의 손상된 연골과 뼈를 인공 삽입물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걷기, 계단 오르기, 일상생활에서의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무릎관절의 정렬이 개선되고, 관절 간격이 확보되면서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 기술과 재활 시스템이 크게 발전했다. 환자에 따라 적응증은 다를 수 있지만,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출혈이 적고, 절개 범위도 작아졌다.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짧고,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실제로 70대 후반이나 80대 초반 환자도 수술 후 1~2주 내에 보행기를 짚고 걸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수술의 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술 시기’다. 무릎의 상태가 너무 악화되기 전에, 연골이 완전히 닳기 전, 다리의 변형이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늦어질수록 뼈의 변형이 심해지고, 주변 근육이 약해지며, 수술 후 재활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피하려고 주사 치료를 반복하거나, 한방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이들 치료는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통증은 잠시 가라앉을 수 있어도, 연골의 손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
외래에서 수술을 결정할 때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몇 살까지 수술 가능한가요?”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체력과 전신 건강 상태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어도 조절이 잘 된다면 수술은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너무 늦게 수술을 하면, 체력이 약해져 수술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인공관절수술은 ‘가능하면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과감히 선택해야 할 치료’다.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불편해졌다면, 전문의와 함께 무릎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수술 여부를 진지하게 상담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칼럼은 신세계서울병원 무릎관절센터 박동철 원장의 기고입니다.)
무릎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만드는 중요한 구조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 연골은 점차 닳아 없어지는데 이게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처음에는 연골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연골이 얇아지고 갈라지며 결국 뼈끼리 부딪치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연골이 완전히 닳아 뼈가 드러난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서는 더 이상 보존적 치료로는 회복이 어렵다.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시점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을 ‘더 참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아파도 적응을 해버린다. 걷는 양을 줄이고, 계단을 피하고,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통증을 줄이는 대신 활동성도 함께 잃는다. 이렇게 되면 다리 근육은 약해지고, 무릎 주변 조직의 유연성도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더디고, 기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반대로 말하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회복 속도가 빠르고 결과도 좋다. 인공관절수술은 무릎관절의 손상된 연골과 뼈를 인공 삽입물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걷기, 계단 오르기, 일상생활에서의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무릎관절의 정렬이 개선되고, 관절 간격이 확보되면서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 기술과 재활 시스템이 크게 발전했다. 환자에 따라 적응증은 다를 수 있지만,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출혈이 적고, 절개 범위도 작아졌다.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짧고,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실제로 70대 후반이나 80대 초반 환자도 수술 후 1~2주 내에 보행기를 짚고 걸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수술의 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술 시기’다. 무릎의 상태가 너무 악화되기 전에, 연골이 완전히 닳기 전, 다리의 변형이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늦어질수록 뼈의 변형이 심해지고, 주변 근육이 약해지며, 수술 후 재활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피하려고 주사 치료를 반복하거나, 한방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이들 치료는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통증은 잠시 가라앉을 수 있어도, 연골의 손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
외래에서 수술을 결정할 때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몇 살까지 수술 가능한가요?”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체력과 전신 건강 상태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어도 조절이 잘 된다면 수술은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너무 늦게 수술을 하면, 체력이 약해져 수술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인공관절수술은 ‘가능하면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과감히 선택해야 할 치료’다.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불편해졌다면, 전문의와 함께 무릎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수술 여부를 진지하게 상담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칼럼은 신세계서울병원 무릎관절센터 박동철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