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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냥냥]"일론 머스크가 내 고양이를 먹었다" 테슬라에 스티커 붙이는 차주들… 왜?
이해림 기자 | 구소정 인턴기자
입력 2025/05/28 15:09
27일(현지시각) 유럽자동차제조업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는 유럽에서 1년 전보다 49% 줄어든 7261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34% 증가했지만, 테슬라는 오히려 판매 실적이 반토막 났다.
이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게 반발하는 테슬라 고객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이 자신의 차에 "I BOUGHT THIS BEFORE WE KNEW ELON WAS CRAZY(일론이 미치기 전에 샀다)", "ANTI ELON TESLA CLUB(안티 일론 테슬라 클럽)"과 같은 문구가 적힌 이른바 '후회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발로 "Elon ate my cat(일론이 내 고양이를 먹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도 볼 수 있다. 해당 문구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벌이는 기행을 자신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돌려서 말하는 표현이다. 이 스티커는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등 웹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테슬라의 CEO 리스크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치적 밀착과 유럽 내 극우 정당 공개 지지 등 정치와 외교를 넘나드는 머스크의 행보가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머스크가 정치 후원을 줄이고,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이기도 한 머스크는 지난 4월 22일(현지시각)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주요 작업이 대부분 완료됐다"며 "5월부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테슬라에 할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테슬라는 고양이 관련 물품을 출시한 전례가 있다. 바로 중국에서 2023년 공개한 골판지 재질의 '고양이 집'이다. 테슬라가 2019년 공개한 전기 픽업 트럭인 사이버트럭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고양이 집은 가로 56cm, 세로 41cm, 높이 25cm 크기로 고양이 체중 약 7.5kg 정도를 지탱할 수 있다. 테슬라는 "고양이의 본성과 일상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반개방형으로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당시 대만의 고양이 용품 전문 기업 '훌루마오(Hulumao)'가 2017년 출시한 상품과 흡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골판지 소재로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방식이나 직선으로만 이뤄진 반개방형 디자인 등이 같았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발톱을 긁으며 놀 수 있도록 집 내부에 스크래처라고 불리는 장치를 배치한 것도 같았다. 이에 당시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스쿠프는 "두 제품은 로고만 아니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며 "테슬라가 훌루마오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고 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