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소소한 건강 상식] 혀끝으로는 정말 ‘짠맛’밖에 못 느낄까?
최지우 기자
입력 2025/05/26 20:30
혀 맛 지도는 1901년 독일 과학자 다비트 파울리 헤니히가 진행한 실험을 토대로 1942년 미국 심리학자 에드윈 가리규스 보링이 처음 그린 그림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혀끝에서는 짠맛, 그 바로 뒤에서는 단맛, 목구멍 가까이 혀 가장 안쪽에서는 쓴맛, 혀 가운데에서는 감칠맛, 혀 양옆 가장자리 부분에서는 신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보링의 그림이 오역에 의해 잘못 그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혀 맛 지도는 신빙성을 잃었다. 헤니히의 실험에서 연구팀은 각각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이 나는 용액을 붓으로 찍어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부위에 묻혔다. 그 후, 참여자들은 부위별로 맛 강도를 평가했는데 그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1974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심리학과 버지니아 콜링스 박사가 헤니히의 실험을 그대로 재현했고 맛 종류마다 상대적인 민감도는 다르지만 특정 맛을 특정 부위만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미각 수용체 연구가 지속되며 혀 전체에 다양한 맛 수용체가 고르게 분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2006년 국제학술지 ‘Nature’에 혀 맛 지도가 잘못됐다는 내용이 게재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혀 맛 지도가 구분한 것처럼 특정 경계에 맞춰 맛을 느끼지 않는다. 혀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는 미각 수용체를 비롯한 복합적인 감각을 통해 맛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