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전신 피부 벗겨지고, 손톱 빠져” 약 부작용이 이 정도까지? 30대 女 뭘 먹었길래…
김예경 기자
입력 2025/05/23 14:21
[해외토픽]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 여성 채리티 구메데(39)는 지난 2024년 8월, 조울증을 진단받아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물을 복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타는듯한 피부 통증을 느꼈고, 발진이 생겼다. 채리티는 “얼굴, 손, 팔, 허리까지 전신 피부가 다 벗겨졌다”며 “손톱과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모습이 마치 공포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징그러웠다”고 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조울증 약 부작용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화상을 입은 사람과 상태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채리티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럼에도 나의 이야기를 SNS에 공개하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채리티가 겪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은 피부의 탈락을 유발하는 심각한 급성 피부 점막 전신 질환이다. 이 질환이 걸리면 초반에는 고열이나 눈이 따가운 증상을 겪는다. 이후 질환이 진행되면서 피부에 붉은 자국과 물집이 생기고 점막에도 물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심할 경우 채리티처럼 전신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그리고 주요 병변 위치에 따라 호흡기관에 나타나면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고, 배뇨기관에 생기면 배뇨곤란을 겪을 위험이 있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50% 이상은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발생한다. 통풍치료제인 알로퓨리놀(allopurinol), 항염증제인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등이 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악성 종양, 바이러스 질환,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식을 받은 후 이식된 T림프구가 환자의 세포를 비자기로 인식해 공격하는 질환) 등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은 매년 100만 명 중 1~2명꼴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이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치료할 때는 원인이 되는 약물을 파악해 사용을 멈추는 게 우선이다. 이 질환은 진행될수록 ▲피부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기거나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이 생기거나 ▲호흡기관의 기능이 저하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질환의 악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표피가 심하게 벗겨지면 화상과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고, 괴사 조직을 제거해 이차 감염을 예방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