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아이 몸에 커피색 반점이… '신경섬유종' 초기 신호일 수도

정준엽 헬스조선 기자

신경섬유종 치료법

가족력 50%… 부모 중 1형 환자 있으면 증상 없어도 유전자 검사 권장
제때 진단 못 받으면 '총상신경섬유종' 위험… 성인 된 이후에도 영향
치료제 등장 후 근본 원인 제거 가능해져… 작년 1월부터 보험 적용
조기 발견 중요한 질환… 담갈색 반점 6개 이상 나타나면 의심해야

지난 17일은 소아암재단이 지정한 '세계 신경섬유종 인식의 날'이었다. 신경섬유종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동시에 이상이 나타나는 소아 희귀질환이다.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뉘며, 1형이 가장 흔하다. 신경섬유종 1형은 1882년 폰 레클링하우젠에 의해 최초로 발견돼 과거에는 '폰 레클링하우젠병'으로 불렸다. 그만큼 희귀한 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매년 꾸준히 어린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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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갈색 반점은 신경섬유종 1형의 초기 증상 중 하나다. /어도비 스톡
신경섬유종의 핵심은 우리 몸에 쉽게 생기는 '점'이 질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몸통 부분에 생기는 담갈색 반점은 대표적인 신경섬유종 1형 증상이므로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국내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신경섬유종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6347명으로 2018년 대비 34% 늘었고, 아직도 진단받지 못해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는 "의료진과 부모가 아이 몸에 나타난 커피색 반점을 신경섬유종의 첫 증상으로 인식해 조기 진단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최근 질환의 근본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적극적인 진단을 통해 숨은 환자들을 발굴하고 적시에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환자 증가… 절반은 가족력

국내에서는 매년 어린 신경섬유종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0세 미만 신경섬유종 환자는 2237명으로 2019년 대비 28%증가했다.

신경섬유종 1형은 NF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면 세포 증식 억제 기능을 잃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 세포 증식은 다양한 신체 부위에 종양이 생기는 등 외형적인 증상으로 이어지고,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기능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50%는 가족력에 의해 유전되므로, 부모 중 신경섬유종 1형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눈에 띄는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나머지 절반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부모에게 증상이 드러나지 않아도 자녀에게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환자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보호자가 환자 몸에 나타난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견이 늦으면 치료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검사·진단은 전국 17개 지역의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 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신약으로 치료 가능… 방치하면 안 돼

신경섬유종 1형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신경섬유종 1형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었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개선하는 ▲종양 제거술 ▲척추측만증 교정 ▲학습장애 치료 등 대증요법만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바로잡는 새 치료제가 등장해, 아직 진단받지 않은 미성년자의 조기 진단이 강조되고 있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총상신경섬유종(PN)' 동반 위험 때문이다. 총상신경섬유종은 신경계를 따라 불규칙적이고 딱딱하지 않은 종양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자라는 질환으로, 신경섬유종 1형을 조기에 진단받지 못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모든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전체 환자의 20∼5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상신경섬유종은 어릴 때일수록 종양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종양의 크기가 커질수록 주변 신경이나 조직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진다. 종양은 모든 신체 부위에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얼굴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생기는 경향이 있다. 종양이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하면 ▲호흡 곤란 ▲시력 장애 ▲외모 손상 ▲장기 압박 ▲인지 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종양이 악성으로 발전하면 신경섬유육종이나 악성 신경초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신경섬유종 1형 치료제 중 하나인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는 작년 1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만 3∼18세 소아 신경섬유종 1형 환자 치료 시 급여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코셀루고는 종양 크기를 줄이고 종양으로 인한 통증과 신경인지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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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섬유종 초기에 나타나는 ‘커피색 반점’을 단순 점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도비 스톡
◇초기 증상은 '커피색 반점'

조기 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아이의 몸에 나타나는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다. 신경섬유종 1형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피부에 생기는 연한 갈색 반점으로, '커피색 반점'이라고도 부른다. 커피색 반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어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환자의 25∼90%에서 관찰되지만, 단순 점으로 오인해 질환을 의심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전체 신경섬유종 1형 환자 중 67%는 생후 1세 이전에 커피색 반점이 처음 나타난다. 초기에는 작고 드문드문 보이다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커지고 개수도 늘어난다. 특히 호르몬 변화가 심한 사춘기 전후로 증상이 뚜렷해진다. 몸에 손톱 크기만 한 커피색 반점이 6개 이상 생기거나, 겨드랑이·사타구니처럼 마찰이 잦은 부위에 주근깨 같은 점이 함께 보인다면 신경섬유종 1형을 의심하고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홍채 리쉬 결절(홍채에 생기는 작고 색조를 띤 과오종), 학습장애, 척추측만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사춘기 전 5㎜ 이상·사춘기 후 15㎜ 이상의 커피색 피부 반점 6개 이상 ▲겨드랑이나 서혜부의 주근깨 ▲2개 이상의 홍채 리쉬 결절 ▲2개 이상의 신경섬유종이나 1개 이상의 총상신경섬유종 ▲특징적인 뼈 병변으로 접형골 이형성이나 장골 피질이 얇아지는 증상 ▲시신경교종 중 2가지 이상이 있을 때 신경섬유종 1형을 의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채종희 교수는 "신경섬유종 1형은 환자마다 증상이 달라 초기에 질환을 인식하기 어렵고, 특히 커피색 반점은 일반 점과 혼동해 놓치기 쉽다"며 "아이 몸에 생긴 점을 모두 질환으로 연결지어 과도하게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반점의 수와 크기가 늘어나거나 다른 증상이 같이 나타나진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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