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무릎 인공관절 수술, '로봇'으로 정밀하게 깎아내고 정확하게 심는다

최지우 헬스조선 기자

헬스 톡톡_송시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교수

개개인에 맞춘 수술 계획 세우고
오차 범위 최소화해 주변 조직 보호

회복 속도 빠르고 환자 만족도 높아
무수혈 수술… 고령 환자에게도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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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준 무릎 관절 전치환술의 약 23%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진행됐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송시영 교수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관절은 오래, 많이 사용할수록 닳는다. 발생 빈도가 높은 관절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 진료 환자 수는 2019년 404만2159명에서 433만2516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대부분 고령이지만(약 238만 명) 최근 젊은 층의 진단 사례도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20~40대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2014년 1만8470명에서 2023년 2만2591명으로 22.3% 늘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 기능을 되찾기 위해 시행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시점, 단순히 닳아버린 관절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고령층의 활발한 사회 참여와 자립을 돕는 기능적 개선이 중요하다. 수술 후 오랜 기간 인공관절을 사용해야 하는 젊은 층에게도 마찬가지다. 숙련된 의사와 정교한 로봇 기술이 결합해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확대되는 이유다.

2024년 기준 무릎 관절 전치환술의 약 23%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진행됐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송시영 로봇인공관절센터장(정형외과 교수)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무릎 수술 최신 트렌드는?

"과거에는 70대 이상에서 주로 시행됐으나 50∼60대 환자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외상성 관절염 등으로 인해 무릎 수술을 받는 젊은 층이 많아진 것이다. 그런 영향으로 수술을 단순히 통증 해결 수단으로만 여기는 게 아닌, 이후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수술 기법과 빠른 회복이 중요한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개개인에 맞춘 정밀한 수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정확성이 높아 수술 후 만족도도 크다. 수술 시기가 당겨지면 조직 손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관절 주변 연부 조직 손상이나 근육 위축을 최소화할 수 있다. 회복 속도가 빨라 일상 복귀 속도 측면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기존 수술과 어떻게 다른가?

"3D CT(컴퓨터단층촬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별 맞춤형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환자에게 최적의 결과를 줄 수 있도록 수술 전 인공관절 위치, 각도, 삽입 깊이를 정밀하게 계산한다. 수술 중 환자의 인대장력 등 상태를 고려해 환자 맞춤형 수술 계획 수정을 통해 인공 관절이 정확한 위치에 삽입될 수 있도록 재조정한다. 계획된 부분을 정밀하게 절개하고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에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계획된 부위만 절삭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 손상이 적다. 이러한 맞춤형 계획은 수술 후 통증 감소, 기능 향상, 재수술률 감소에 기여한다. 로봇 수술을 통한 전치환술 후 재수술률은 0.6%로, 일반 인공관절 전치환술 후 재수술률(2.7%)보다 낮다는 호주의 데이터가 있다. 기존 수술이 의료진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면이 컸다면 로봇 수술은 수치에 기반해 오차 범위를 줄임으로써 정밀도·정확성이 향상됐다."

모든 환자에게 권장되나?

"로봇 수술 도입 후 이전보다 수술 전 계획의 중요성이 커졌다. 환자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수술 전략을 수립한다. 수술 경로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정밀한 절삭 작업을 수행한다. 이제는 의료진이 '집도자' 역할 뿐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략을 설계하며 로봇을 계획대로 작동시키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단순히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수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와 경험, 로봇 정밀도 등이 필수로 뒷받침돼야 한다.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나 정렬에 맞추어 수술을 할 수 있어 기능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활동성이 높은 젊은 환자들에게도 추천한다. 출혈이 적어 무수혈 수술을 원하거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선택이다. 수술 난이도가 높은 부분 치환술이나 무시멘트 인공관절 수술도 로봇을 활용하여 더욱 정확하고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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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송시영 교수
로봇 수술에 거부감을 갖는 환자도 많던데?

"로봇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일부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에 국한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하나의 원인이다. 일부는 로봇이 수술을 대신한다는 오해로 기계적 오류에 대한 불안, 걱정 등을 느껴 로봇 수술을 망설이기도 한다. 환자가 로봇 수술에 대한 불안감에 수술을 결정하지 못할 때는 로봇이 의료진의 기술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 수술 자체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한다. 의료진이 수술 계획을 세우면 로봇은 계획을 바탕으로 정밀한 절삭을 수행하며 이때 의료진은 계획대로 수술이 실시되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다. 최근에는 '햅틱' 기술을 비롯한 최신 안전장치가 적용돼 안전성이 더 커졌다. 햅틱 기술은 로봇이 미리 설정된 절삭 경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자동 제어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전에 절삭 경계를 설정해두면 수술 시 절개해도 괜찮은 허용 범위를 넘어가려 할 때 로봇 팔이 자동으로 멈춘다. 주변 혈관, 신경, 연부조직 등의 손상을 방지해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며 수술 정밀성을 높인다. 이렇듯 로봇 수술의 원리, 의료진의 역할, 안전성 확보 장치 등을 충분히 설명하면 환자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신뢰를 얻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로봇 인공관절 센터는 환자 맞춤형 수술을 통한 빠른 회복을 목표로 한다. 통증 없이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정밀한 로봇 수술을 제공한다.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수술 정밀도와 안전성을 더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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