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아미랑] 재발·전이도 꺾지 못한 열정… 강단에서 희망을 나누다
최지우 기자
입력 2025/05/20 08:50
<아미랑 인터뷰>
40년 가까이 교단에 서서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었지만 암 앞에서는 질문부터 해야 했던 한 남성이 있습니다. 38년간 몸담은 대학교수 정년퇴임을 한 달 앞두고 방광암을 진단받은 그는 방광 적출 수술부터 요도 재발, 전이, 항암 치료 등 수년간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재발과 전이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여전히 학생들을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흔들림 없이 이겨냈습니다. 현재 면역항암제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2년째 진행하며 ‘완전 관해’ 판정을 받은 그는 여전히 교육자로서 지식을 전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임준식(71·충북 청주시)씨와 그의 주치의인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를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혈뇨’로 알게 된 방광암
2018년 1월, 임준식씨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방광 아니면 신장 쪽 문제로 짐작됐습니다. 다음날 근처 비뇨기과에 내원하자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충북대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았습니다. 방광 내시경 및 조직 검사 결과, 방광 벽을 따라 암세포가 퍼져 있고 종양세포가 방광 내벽 깊숙이 침윤한 근침윤성 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2기였습니다.
방광암은 소변을 저장하는 장기인 방광 내벽에 악성종양이 생겨 발생하며 90% 이상이 소변이 흐르는 요로 내부 상피세포에서 시작되는 요로상피세포암입니다. 이중 10~15%는 진행성 방광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진행성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9%에 불과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임씨가 진단받은 근침윤성 방광암은 근치적 절제술을 1차 치료로 권고합니다. 임씨의 검사 및 수술을 맡은 충북대병원 비뇨의학과 윤석중 교수는 “임준식씨의 경우, 종양이 곳곳에 깊이 퍼진 상태라 수술로 방광 전체를 들어내야 했다”며 “적출 수술 후에는 소장을 잘라 인공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임준식씨는 방광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껴 서울의 유명한 병원을 수소문하기도 했습니다. 임씨는 “방광을 완전히 잘라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머릿속이 새하애졌다”며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불안함과 두려움이 컸지만 주치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믿음이 생겨 충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2월, 장장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삶에 암이라는 큰 변화가 찾아왔지만 교육자로서의 그의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임준식씨는 1981년부터 기계·반도체 분야 연구 및 후학 양성에 힘써왔는데요. 수술 후 한 달 뒤인 3월, 다시 대학교 강단에 섰습니다. 기계과에서 매주 세 시간씩 강의했으며 2019년 3월부터는 추가로 자동차학과에서 주당 세 시간씩 강의를 병행했습니다.
완치 판정 후 찾아온 재발과 전이
방광암은 임씨처럼 절제술을 받은 후에도 50~70%가 재발하기 때문에 경과를 면밀하게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임씨는 방광 내시경, 소변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등 5년간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았고 전이나 재발 등 이상 소견이 없어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2023년 1월, 주치의로부터 방광암 졸업을 축하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뻐하는 것도 잠시, 방광암과의 작별은 쉽지 않았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방광을 절제한 부위 쪽 요도에서 암이 재발했습니다. 요도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심적인 고통이 더 컸습니다. ‘그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고 정직하게 인생을 살아온 것 같은데 왜 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오랜 시간 지켜온 신앙 덕분이었습니다. 암을 두려워하거나 스스로를 원망하는 대신 긍정과 감사의 마음으로 암과 함께 가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아벨루맙 치료 후 ‘완전 관해’ 판정
7월에는 복부 내에서 다발성 림프절 전이가 발견돼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게 돼 지금의 주치의인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홍식 교수는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더 퍼지는 것을 막고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항암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이를 동반한 재발의 경우 환자에게 맞는 항암 약물 치료를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6주간의 백금 기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임준식씨는 긍정과 감사의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의료진의 지지에 힘입어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들었고 이후 12월부터는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아벨루맙은 현재 세계적으로 방광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권장되는 치료 중 하나로 임씨처럼 백금 기반 항암 치료를 받은 후 암이 더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권고됩니다. 다른 항암제보다 독성이 적어 일상생활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벨루맙은 2주 간격으로 한 번씩 투여하는 약물이지만, 당시 김 교수는 임 씨의 강의 일정을 고려해 꼭 2주 간격이 아니더라도 앞뒤로 일정을 조정해 투약했습니다. 이를 통해 임 씨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치료를 시작하고 두 달 뒤에는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김홍식 교수는 “아벨루맙 4주기 치료 후 촬영한 CT에서 암세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완전 관해 상태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아벨루맙으로 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임준식씨는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후 부분 관해를 획득했고, 이후 2023년 12월 경부터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으로 치료 받은지 4주기 시점에서 완전 관해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그는 꾸준히 아벨루맙으로 치료를 받으며 아직까지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년퇴직을 한 후로 지금은 회사, 학교 등에서 활발하게 기계·반도체 분야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준식씨>
2018년 1월, 임준식씨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방광 아니면 신장 쪽 문제로 짐작됐습니다. 다음날 근처 비뇨기과에 내원하자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충북대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았습니다. 방광 내시경 및 조직 검사 결과, 방광 벽을 따라 암세포가 퍼져 있고 종양세포가 방광 내벽 깊숙이 침윤한 근침윤성 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2기였습니다.
방광암은 소변을 저장하는 장기인 방광 내벽에 악성종양이 생겨 발생하며 90% 이상이 소변이 흐르는 요로 내부 상피세포에서 시작되는 요로상피세포암입니다. 이중 10~15%는 진행성 방광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진행성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9%에 불과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임씨가 진단받은 근침윤성 방광암은 근치적 절제술을 1차 치료로 권고합니다. 임씨의 검사 및 수술을 맡은 충북대병원 비뇨의학과 윤석중 교수는 “임준식씨의 경우, 종양이 곳곳에 깊이 퍼진 상태라 수술로 방광 전체를 들어내야 했다”며 “적출 수술 후에는 소장을 잘라 인공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임준식씨는 방광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껴 서울의 유명한 병원을 수소문하기도 했습니다. 임씨는 “방광을 완전히 잘라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머릿속이 새하애졌다”며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불안함과 두려움이 컸지만 주치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믿음이 생겨 충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2월, 장장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삶에 암이라는 큰 변화가 찾아왔지만 교육자로서의 그의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임준식씨는 1981년부터 기계·반도체 분야 연구 및 후학 양성에 힘써왔는데요. 수술 후 한 달 뒤인 3월, 다시 대학교 강단에 섰습니다. 기계과에서 매주 세 시간씩 강의했으며 2019년 3월부터는 추가로 자동차학과에서 주당 세 시간씩 강의를 병행했습니다.
완치 판정 후 찾아온 재발과 전이
방광암은 임씨처럼 절제술을 받은 후에도 50~70%가 재발하기 때문에 경과를 면밀하게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임씨는 방광 내시경, 소변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등 5년간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았고 전이나 재발 등 이상 소견이 없어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2023년 1월, 주치의로부터 방광암 졸업을 축하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뻐하는 것도 잠시, 방광암과의 작별은 쉽지 않았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방광을 절제한 부위 쪽 요도에서 암이 재발했습니다. 요도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심적인 고통이 더 컸습니다. ‘그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고 정직하게 인생을 살아온 것 같은데 왜 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오랜 시간 지켜온 신앙 덕분이었습니다. 암을 두려워하거나 스스로를 원망하는 대신 긍정과 감사의 마음으로 암과 함께 가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아벨루맙 치료 후 ‘완전 관해’ 판정
7월에는 복부 내에서 다발성 림프절 전이가 발견돼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게 돼 지금의 주치의인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홍식 교수는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더 퍼지는 것을 막고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항암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이를 동반한 재발의 경우 환자에게 맞는 항암 약물 치료를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6주간의 백금 기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임준식씨는 긍정과 감사의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의료진의 지지에 힘입어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들었고 이후 12월부터는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아벨루맙은 현재 세계적으로 방광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권장되는 치료 중 하나로 임씨처럼 백금 기반 항암 치료를 받은 후 암이 더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권고됩니다. 다른 항암제보다 독성이 적어 일상생활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벨루맙은 2주 간격으로 한 번씩 투여하는 약물이지만, 당시 김 교수는 임 씨의 강의 일정을 고려해 꼭 2주 간격이 아니더라도 앞뒤로 일정을 조정해 투약했습니다. 이를 통해 임 씨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치료를 시작하고 두 달 뒤에는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김홍식 교수는 “아벨루맙 4주기 치료 후 촬영한 CT에서 암세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완전 관해 상태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아벨루맙으로 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임준식씨는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후 부분 관해를 획득했고, 이후 2023년 12월 경부터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으로 치료 받은지 4주기 시점에서 완전 관해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그는 꾸준히 아벨루맙으로 치료를 받으며 아직까지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년퇴직을 한 후로 지금은 회사, 학교 등에서 활발하게 기계·반도체 분야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준식씨>
-힘든 치료 과정을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암을 긍정과 감사의 마음가짐으로 이겨내자고 마음먹은 덕분입니다. 처음 방광암 진단을 받았을 때와 이후 재발과 전이 진단을 받았을 때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암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기보다 ‘같이 가는 친구’로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암에 대해 걱정하면 ‘나는 암이랑 친구고 그냥 같이 가고 있어. 언제까지 함께할지 모르지만 갈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지’라고 말하곤 했어요. 생각해보면 치료 과정에서 감사한 부분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김홍식 교수님께서 치료를 잘 해주신 것도 감사하고 가족의 사랑과 응원도 큰 힘이 되어줬습니다.”
-재발과 전이, 불안감은 없었나요?
“김홍식 교수님께 아벨루맙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 치료 기간은 총 2년인데 지금까지 약 13개월째 치료받고 있습니다. 처음 아벨루맙 을 투여했을 때부터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치료 효과가 좋아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면역항암제 주사가 아니라 영양주사를 맞는다’고 할 정도로 치료 반응이 좋아요. 재발과 전이를 겪었던 만큼 완전 관해는 의미가 다릅니다. 기쁨이 좌절된 경험이 있어 마음 한쪽에서는 조심스러운 상태지만 기쁘고 벅찬 마음이 더 큽니다. 가장 최근 치료에서도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강단에 서셨다고.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정년퇴임을 앞두기도 했고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암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친구처럼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다잡고 나니 치료를 열심히 받으면서 강단에 서는 일을 멈추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건 큰 감사의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치료 일정과 강연 일정을 조율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김홍식 교수님께서 치료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주신 덕분에 강연에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암이 제게 주었던 큰 교훈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암 투병 중인 다른 환자들에게 한 마디.
“의료진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저는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과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번에 암이라는 친구가 저에게 찾아와서 오히려 저를 다시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병을 통해 ‘절대 긍정, 절대 감사’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게 됐고 그런 마음가짐이 치료와 더불어 큰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주위에 늘 기도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홍식 충북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암을 긍정과 감사의 마음가짐으로 이겨내자고 마음먹은 덕분입니다. 처음 방광암 진단을 받았을 때와 이후 재발과 전이 진단을 받았을 때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암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기보다 ‘같이 가는 친구’로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암에 대해 걱정하면 ‘나는 암이랑 친구고 그냥 같이 가고 있어. 언제까지 함께할지 모르지만 갈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지’라고 말하곤 했어요. 생각해보면 치료 과정에서 감사한 부분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김홍식 교수님께서 치료를 잘 해주신 것도 감사하고 가족의 사랑과 응원도 큰 힘이 되어줬습니다.”
-재발과 전이, 불안감은 없었나요?
“김홍식 교수님께 아벨루맙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 치료 기간은 총 2년인데 지금까지 약 13개월째 치료받고 있습니다. 처음 아벨루맙 을 투여했을 때부터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치료 효과가 좋아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면역항암제 주사가 아니라 영양주사를 맞는다’고 할 정도로 치료 반응이 좋아요. 재발과 전이를 겪었던 만큼 완전 관해는 의미가 다릅니다. 기쁨이 좌절된 경험이 있어 마음 한쪽에서는 조심스러운 상태지만 기쁘고 벅찬 마음이 더 큽니다. 가장 최근 치료에서도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강단에 서셨다고.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정년퇴임을 앞두기도 했고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암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친구처럼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다잡고 나니 치료를 열심히 받으면서 강단에 서는 일을 멈추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건 큰 감사의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치료 일정과 강연 일정을 조율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김홍식 교수님께서 치료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주신 덕분에 강연에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암이 제게 주었던 큰 교훈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암 투병 중인 다른 환자들에게 한 마디.
“의료진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저는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과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번에 암이라는 친구가 저에게 찾아와서 오히려 저를 다시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병을 통해 ‘절대 긍정, 절대 감사’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게 됐고 그런 마음가짐이 치료와 더불어 큰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주위에 늘 기도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홍식 충북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국내외 요로상피세포암 치료 현황은?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차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 가지 치료 옵션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임준식 환자분께 시행했던 것처럼 백금 기반의 항암 화학요법 이후 면역항암제인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백금 기반 항암 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고 세 번째는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을 병용하는 요법입니다. 세 가지 치료법 모두 우선 치료로 권고되지만 현재 국내에서 보험 급여가 되는 옵션은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이 유일합니다. 따라서 임준식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령 환자는 항암 화학요법 이후에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받습니다. 여러 임상 현장과 병원에서도 이 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여러 치료 선택지 중 아벨루맙을 선택한 이유는?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은 급여 적용이 되니 경제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덜하고 임상 데이터가
풍부합니다. 독성이 적어 환자들의 일상생활,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약제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으며 강의를 병행하던 임준식씨에게 맞는 약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존 기간 연장 측면에서도 적극 권유할만 했습니다. 2020년 전까지만 해도 백금 기반 항암 치료 진행 후 후속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항암이 끝난 4기 전이성 방광암 환자에게 종양이 남아 있더라도 치료를 중단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게다가 방광암은 재발이 잘 되는 암종이라 두세 달 뒤에 CT를 찍어보면 두 명 중 한 명이 경과 관찰 중 병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아벨루맙이 등장한 이후에는 경과 관찰을 하지 않고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어 병이 진행되기까지의 기간과 전체 생존 기간이 함께 늘어났습니다. 과거 항암 치료만 했을 때 평균 예후가 1년에서 1년 반 정도였던 반면, 아벨루맙 유지요법을 하게 되면 생존 기간이 2년 반에서 3년까지 늘어난다고 보고됩니다.”
-임준식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신 이유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일상을 놓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활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암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하다 보면 일상생활을 포기하거나 위축되기 쉬운데 임준식씨는 달랐습니다. 치료 중에도 종종 강의를 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환자분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린 것 같아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학생들을 가르쳐 본 교수의 입장으로서 학생들 앞에 서서 지식을 나누는 것의 행복함을 잘 알기에 강연을 계속할 수 있도록 치료를 통해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임준식씨가 강연 일정이 있을 때면 주사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주고 있어요.”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요로상피세포암은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이 많은 편이고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신약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임준식 환자분처럼 완전 관해에 도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높은 기수를 진단받았다고 해서, 재발 위험이 높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치료를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차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 가지 치료 옵션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임준식 환자분께 시행했던 것처럼 백금 기반의 항암 화학요법 이후 면역항암제인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백금 기반 항암 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고 세 번째는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을 병용하는 요법입니다. 세 가지 치료법 모두 우선 치료로 권고되지만 현재 국내에서 보험 급여가 되는 옵션은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이 유일합니다. 따라서 임준식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령 환자는 항암 화학요법 이후에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을 받습니다. 여러 임상 현장과 병원에서도 이 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여러 치료 선택지 중 아벨루맙을 선택한 이유는?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은 급여 적용이 되니 경제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덜하고 임상 데이터가
풍부합니다. 독성이 적어 환자들의 일상생활,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약제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으며 강의를 병행하던 임준식씨에게 맞는 약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존 기간 연장 측면에서도 적극 권유할만 했습니다. 2020년 전까지만 해도 백금 기반 항암 치료 진행 후 후속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항암이 끝난 4기 전이성 방광암 환자에게 종양이 남아 있더라도 치료를 중단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게다가 방광암은 재발이 잘 되는 암종이라 두세 달 뒤에 CT를 찍어보면 두 명 중 한 명이 경과 관찰 중 병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아벨루맙이 등장한 이후에는 경과 관찰을 하지 않고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어 병이 진행되기까지의 기간과 전체 생존 기간이 함께 늘어났습니다. 과거 항암 치료만 했을 때 평균 예후가 1년에서 1년 반 정도였던 반면, 아벨루맙 유지요법을 하게 되면 생존 기간이 2년 반에서 3년까지 늘어난다고 보고됩니다.”
-임준식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신 이유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일상을 놓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활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암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하다 보면 일상생활을 포기하거나 위축되기 쉬운데 임준식씨는 달랐습니다. 치료 중에도 종종 강의를 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환자분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린 것 같아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학생들을 가르쳐 본 교수의 입장으로서 학생들 앞에 서서 지식을 나누는 것의 행복함을 잘 알기에 강연을 계속할 수 있도록 치료를 통해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임준식씨가 강연 일정이 있을 때면 주사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주고 있어요.”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요로상피세포암은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이 많은 편이고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신약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임준식 환자분처럼 완전 관해에 도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높은 기수를 진단받았다고 해서, 재발 위험이 높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치료를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암 극복을 위한 필수 지침, 아미랑
암으로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레터부터 극복한 이들의 노하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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