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일반

“샤워만 하면, 온몸 발진 가득”… 20대 男, 왜 이런 희귀 증상이?

이아라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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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음식이나 약물에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희귀하게 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공개됐다./사진=사이언스 다이렉트 저널
특정 음식이나 약물에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희귀하게 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공개됐다.

대만 가오슝위안즈종합병원 내과 의료진에 따르면, 22세의 한 남성이 온몸의 피부가 부어오르고 붉은 발진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평소 그는 십이지장 궤양을 앓고 있었다. 이 외에 두드러기나 건선의 병력은 없었다. 그는 증상이 10년째 반복된다며 특히 물과 접촉했을 때 심해진다고 밝혔다. 남성은 “몸에 물이 닿으면 열감이 크게 느껴지면서 가렵고 붉어진다”며 “물을 빠르게 닦아내면 증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증상이 20~40분간 지속된다”며 “특별히 약을 복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수성 알레르기를 의심한 의료진은 정확한 검사를 위해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수성 알레르기는 땀, 눈물 등을 포함해 모든 수분에 두드러기 증상을 보이는 희귀 알레르기다. 의료진은 우선 젖은 옷을 환자의 몸에 닿게 했다. 몇 분 후 남성의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고, 증상은 20분간 지속됐다. 또 샤워를 하도록 요청했고, 이 역시 심각한 두드러기가 몸에 올라왔다. 의료진은 “남성은 수성 알레르기를 겪고 있었다”며 “이는 극히 드문 질환으로, 대부분의 경우 남성처럼 몸에 두드러기와 함께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준다”며 “이 질환과 관련한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다”고 했다.


수성 알레르기 환자들은 수분의 온도와 상관없이 잠깐이라도 수분에 노출되면 몇 분 이내에 증상을 겪는다. 주로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거나 발진이 생긴다. 그리고 수분을 제거하면 증상이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이 지났을 때 사라지기 시작한다. 수성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들은 물을 마실 때도 입술이 붓거나 입 주변에 발진이 생긴다. 수성 알레르기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100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 수성 알레르기는 아직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다. 피부가 붓거나 따가울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위 남성 역시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하는 약물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광선치료법을 병행해서 치료하기도 한다. 광선치료법은 피부 제일 윗부분을 두껍게 해 수분이 피부 깊숙이까지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다만, 지속적인 광선치료법은 오히려 피부암 위험을 높여 주의해야 한다.

이 사례는 ‘사이언스 다이렉트(Science Direct)’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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