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상급병원 응급실 환자 수 41% 감소… “골든타임 무너졌다”
오상훈 기자
입력 2025/05/09 19:00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121만 606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 전년도인 2023년 208만 958명보다 41% 감소한 수치다.
전원 사유로는 경증 또는 환자 사정이 1만1690건(35.4%)으로 가장 많았고 병실 또는 중환자실 부족(8540건, 25.9%), 요양병원 전원 및 회송 등 기타(7093건, 21.5%), 응급 수술·처치 불가 또는 전문 응급의료 요함(5660건, 17.2%)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23년 전원 사유는 병실 또는 중환자실 부족이 1만4964건(35.7%)으로 가장 많았다. 경증 또는 환자 사정(1만470건, 35.1%), 응급 수술·처치 불가 또는 전문 응급의료 요함(6317건, 15.1%), 요양병원 전원 및 회송 등 기타(5888건, 14.1%) 순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응급실 환자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 의사 인력 부족이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전원 사유 중 ‘병실 또는 중환자실 부족’이 전년 대비 9.6%p 하락하면서 병실이나 중환자실이 남아도 환자를 입원시켜 진료할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내 빅5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자체 집계결과 지난해 응급 환자 수가 7만4598명으로 전년(11만7716명)과 비교해 36% 감소했다. 연간 서울아산병원 응급 환자 수가 10만 명을 밑돈 건 코로나19 유행이 터진 2020년(9만3966명) 이후 4년 만이다.
진선미 의원은 “의정갈등은 더 이상 단순한 정책 충돌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며 “정부는‘의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골든타임이 무너지고, 국민의 생명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