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얼굴 털, 싹 제거했다"… '늑대인간 증후군' 25세 여성, 말끔해진 모습 보니?
임민영 기자
입력 2025/05/08 14:31
[해외토픽]
지난 7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수파트라 서스판(25)은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털이 많이 자랐다. 서스판은 태어난 직후 털이 과도하게 자라는 ‘늑대인간 증후군’을 진단받았으며, 2010년에는 ‘털이 가장 많은 청소년‘으로 기네스북 세계 기록도 세웠다. 서스판은 “질환 때문에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거나 차별받는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오히려 털이 많은 건 나만의 개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분명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고 했다. 서스판은 털이 과도하게 자라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제모 등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라리 왁싱을 하는 게 나은 것 같아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왁싱을 받고 있다“며 질환을 진단받은 지 15년 만에 털이 완전히 없는 모습이 됐다고 했다. 서스판은 ”털이 사라지니까 내 외모를 평가하는 사람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서스판이 겪고 있는 늑대인간 증후군의 정식 명칭은 다모증으로, 신체 어디에든 털이 과도하게 자라는 질환이다. 다모증 환자들은 생후 몇 주 내에 떨어져야 하는 솜털이 계속 자라거나, 색이 살짝 있는 가는 털이 자라거나, 두껍고 어두운 색깔의 털이 자라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성별과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병 시기도 제각각이다. 서스판이 겪는 선천적인 다모증은 주로 태어날 때부터 긴 솜털이 있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몸 전체에 긴 털이 있다. 다모증 환자들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비만, 당뇨 등 대사성 변화를 겪을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월경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모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할 확률이 높다. 유전자 변이 때문에 다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선사 시대 때 털이 길게 자라도록 유도한 유전자는 인류가 진화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다시 발현되면서 다모증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선천적인 다모증 환자 기록은 중세 시대부터 있었는데, 현재까지 환자 수가 전 세계 100명 미만일 정도로 희귀하다.
다모증은 아직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털을 제거하는 단기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주로 서스판처럼 레이저 제모, 제모기, 왁싱 등으로 일시적인 효과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털을 잠시 없애려다 오히려 피부에 자극을 주고 내생모(피부 속으로 파고들어가 자라는 털)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모증을 예방하는 방법도 없다. 다만 후천적인 다모증 중 일부는 미녹시딜(탈모 치료제)이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질 합성을 도와 근육을 키워주는 남성호르몬제의 일종) 등을 복용해서 발병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약물을 피하면 후천적 다모증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