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부 잘하는 약’ ADHD 치료제, 이래서 위험합니다

엄준철 약사

엄준철의 약·잘·알(약 잘 알고 먹자)

이미지

사진 속 약물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향상 영양제’ 등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 5년간 처방량이 3배 이상 늘었고, 10대와 20대가 주로 먹고 있다. 특히 학원가 밀집 지역에서 정상적인 건강보험 적용이 아닌 비급여로 처방·조제된 건수가 많다. 병·의원 처방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포함된 식품을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 ‘수험생 영양제’ 등으로 광고·판매하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된 사례들도 다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가 어떤 약인지, 일반인이 남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자세히 알아보자.

메틸페니데이트는 정신과약물 분류상 ‘정신자극제’로 분류한다. ‘각성제’라고 부르기도 하며, 카페인처럼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각성·경보 수준을 조절하는 ‘노르에핀에프린(NE)’과 의욕·동기부여를 조절하는 ‘도파민’ 분비를 늘려주는데, 이러한 뇌신경전달 물질을 적당한 수준에서 늘려주면 몇 시간동안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메틸페니데이트는 카페인보다 수십 배 이상 강력하게 노르에핀에프린과 도파민 농도를 올린다.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노르에핀에프린은 긴장도를 높여서 주의력을 향상시켜주는 뇌신경전달물질로, 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심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말초혈관을 수축하게 만들어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며, 불안, 긴장, 신경과민이 과도해지거나 식욕감소와 성장지연, 체중감소가 나타날 위험도 있다.


도파민은 공부의 의욕과 만족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적당량 분비되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분비량이 지나치면 마약처럼 환청,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 약에 취해서 행동장애, 사고장애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도파민이 없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될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가 없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돼, 마약처럼 메틸페니데이트를 찾게 되고, 불안, 갈망, 혈압상승, 통증, 집중력 저하 등 마약류 금단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멀쩡하던 정상인이 메틸페니데이트 마약류 중독 환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ADHD 환자는 이 약을 먹어도 되는 것일까? ADHD 환자는 전두엽 같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분비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량이 적다. 이는 주의력, 집중력, 충동 억제와 관련 있는 뇌 기능에 영향을 주고, 부주의와 부적절한 행동으로 주위사람과의 관계를 안 좋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늘려주는 메틸페니데이트가 치료제가 될 수 있고, 그 부작용이 과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부족한 물질을 어느 정도만 채워주기 때문에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적게 발생하는 원리다.

그러나 정상인의 경우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집중력을 더 높여서 성적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므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뇌에서 지나친 도파민을 맛보기 때문에 내성과 중독성, 의존성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정상인들은 마약류에 해당되는 ADHD 약을 공부 잘하는 약으로 여기고 복용해선 안 된다.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더 끌어올려 보겠다고 뇌는 망가트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식품으로 허가된 카페인 정도만 섭취해야 한다. 카페인도 내성과 중독성, 의존성이 있지만, 마약류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마약이 아닌 기호식품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ADHD 약은 마약처럼 취급 받는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嶺뚮씭�섓옙占� �곌랬�� �좎럥�삼옙占�

�좎떬�낅츩�브퀗�h땻占� �좎럩裕놅옙��쇿뜝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