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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질환으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치료가 어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항생제 내성균이 전파될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항생제는 체내 침입 세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한다. 세균 감염 질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오·남용하면 내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질환으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치료가 어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항생제 내성균이 전파될 수 있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8년부터 항생제 내성 조사 대상을 가축에서 도시 거주 반려동물까지로 확장했다. 국가 차원에서 수의 분야 항생제 사용 및 내성 추이를 파악함으로써 주요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을 감시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지난 25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임숙경 수의연구관이 대한수의학회 2025 춘계학술대회에서 ‘가축 및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현황’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동물용 항생제의 총판매량은 약 700~800톤에 달한다. ▲페니실린 유도체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는 ▲페니콜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의 판매가 많이 쓰이고 있다. 그 외 항생제 중에서는 3세대 및 4세대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검역본부가 데이터를 수집한 12개 동물병원에서는 ▲세팔로스포린계 ▲베타락탐계 ▲이미다졸 계열 항생제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항생제를 이용한 대장균 치료 사례를 기준으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개와 고양이 모두 ▲임피실린 ▲트리메토프림 ▲설파메톡사졸 계열 항생제 순으로 높은 내성률을 보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고양이에 비해 개에서의 항생제 내성이 더 높으며, 피부 감염이 있는 개에서는 항생제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의 유병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은 불필요한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처방 지침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이에 검역본부는 그간 모니터링 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2년에 ‘처방 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모든 동물용 항생제를 수의사가 처방하게 한 것이나, 2023년 ‘반려동물 항생제 처방가이드라인’ ‘항생제 신중사용 리플렛’을 발부해 항생제 오·남용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임 연구관은 “아직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과 관련해 민관 협력 관계가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는데, 내성률이 1·2·3차 동물병원에서 각각 다를 수 있는 만큼 병원 규모별로 수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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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 임숙경 수의연구관이 지난 2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5 춘계학술대회에서 ‘가축 및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현황’을 발표했다. /사진=최소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