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담배 피우면서 침 뱉으면, 유해물질 덜 삼키는 걸까?

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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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자들이 가래를 뱉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무에게도 좋을 게 없는 행동이다. 가래를 뱉는다고 담배의 유해물질이 몸에 덜 흡수되지 않는다. 오히려 공공시설 오염도만 높인다.

대한환경공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 10명 중 7명 정도는 흡연 시 침을 뱉는다. 또한, 담배를 한 대 피울 때 평균 3.5회, 많으면 10번가량 침을 뱉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흡연할 때 침·가래가 많이 나와서’ ‘입안의 담배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유해물질이 섞였다고 생각해 삼키기 찝찝해서’ 등 다양하다.

흡연자들이 가래가 많은 이유는 당연히 담배 때문이다. 흡연을 지속하면 만성 기관지염이 생기는 등 기관지 건강이 악화된다. 몸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점막에서 평소에도 끈적끈적한 점액을 많이 분비한다. 이것이 나중에 가래로 배출된다.


가래를 뱉는 게 유해물질 흡수 저감에 도움되는 건 아니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담배 자체가 워낙 몸에 안 좋기 때문에 그로 인한 침, 가래를 뱉는 게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나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래가 목에 걸리는 느낌이 싫다면 당연히 금연해야 한다. 당장 담배를 끊기는 어렵다면 물이라도 많이 마신다. 수분을 보충하면 가래도 덜 끈적끈적해져 배출이 쉽다.

담배를 피우다가 가래를 뱉는 행동은 남을 위해서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연구팀이 2021년 흡연 구역에서 침을 많이 뱉은 바닥을 조사한 결과, 일반 공중 화장실 변기보다 서른 배 이상 더러운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흡연 구역에서도 침을 뱉지 못하도록 유도한 곳은 오염도(RLU)가 훨씬 낮았다. 연구팀은 침 속에 다양한 병원균이 있으므로 흡연 중 뱉은 침을 여러 사람이 밟아 결국 각종 오염물질이 다시 실내로 들어가고, 이것이 공기 중에 떠다니며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을 꼭 뱉어야만 한다면 땅바닥이 아닌 휴지에 뱉어 버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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