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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극심한 무릎 통증의 원인… 관절염 악화하는 '연골하 부전골절'

강서K병원 관절센터 이형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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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K병원 관절센터 이형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60세 이상 인구의 80% 이상이 겪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병으로 통증이나 부종을 일으킨다.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간혹 통증의 정도나 부기가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무릎 연골하 부전골절(Subchondral Insufficiency Fracture, SIF)을 의심할 수 있다. 연골하 부전골절은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바로 아래에 있는 뼈가 금이 간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심해진 통증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이 같은 증상을 무릎에서 발생하는 자발적 골괴사(Spontaneous Osteonecrosis of the Knee, SONK)로 불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괴사가 보다는 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병태생리)를 봤을 때 골절에 적합하여 이제는 연골하 부전골절이라 부르고 있다. 약해진 연골 아래의 뼈가 반복적으로 하중을 받으면 미세한 골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종과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염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 연골하 부전골절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다리 정렬에 이상이 있을 때 더 많이 발생하며 반복적으로 무릎을 사용하거나 과격한 운동과 같은 무리한 활동 등도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발생했다면 X-ray나 MRI 검사를 통해 무릎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X-ray 검사에서 명확한 골절 선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작은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도움이 된다.

연골하 부전골절로 진단되면 골절이 일어난 부위의 안정화를 목표로 체중을 싣지 않도록 목발을 사용해 무릎의 부하를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심할 경우 소염진통제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으며, 이때 스테로이드 주사는 연골하 부전골절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2~3개월의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이 완화되지만, 일부에서는 연골하 부전골절 부위가 함몰되면서 관절염이 급격히 진행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결국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무릎 관절 연골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내구성이 좋은 코발트, 티타늄 등의 금속으로 제작된 맞춤형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과 관절 연골 전체를 바꾸는 전치환술이 있는데 무릎 상태와 환자의 나이, 활동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수술 후에는 보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3개월 이상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해야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2일 이내에 재활 치료가 시작된다. 운동을 소홀히 하면 관절이 뻣뻣해질 수 있어 무릎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골하 부전골절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염의 급격한 진행을 막는 것이다. 골절이 발생하면서 관절에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무릎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중 걷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은 강서K병원 관절센터 이형민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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