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아이들 아니다… 최신 폰·컴퓨터는 연로하신 부모님께 사드려야
김서희 기자
입력 2025/04/16 17:30
노인이 디지털 기기 다루면 인지 기능 지킬 수 있어
사회적 연결감 주고, 새로운 정보 접해… 과사용은 금물
디지털 기기는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제 자리를 잡았다.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켜 뉴스를 읽고, 길을 걸으며 노래를 듣는다. 일할 땐 데스크탑·랩탑이 꼭 필요하고, 쉴 때는 패드로 영화를 본다. 건강에 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긴 했어도, 필수로 써야만 하는 디지털 기기. 최근, 노인의 경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게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한 편 나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들여다봤다.
◇디지털 기기 접해본 노인이 인지 기능도 좋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재러드 벤지 교수, 베일러대 마이클 스컬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평균 68.7세 성인 41만143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량과 인지 능력 변화를 평균 6.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각각 사용하는지, 이들 기기를 조합해 사용하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디지털 기기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인지 저하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스마트폰을 꾸준히 사용한 경우 인지 저하 위험이 49% 감소했고, 컴퓨터를 쓰면 46% 줄었다. 여러 기술을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지 저하 위험이 75%까지 줄어들었다. 디지털 기술을 조작하고, 기기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다른 사람과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덕분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두뇌 활동이 자극을 받아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 쓰는 건 금물
다만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룰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고 해서 ‘오래’ 사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할 때 사용하되,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사회 활동을 병행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도한 소셜 미디어 노출은 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뉴욕대 연구에 따르면, 아예 인터넷에 접속한 적이 없는 노인들과 매일 여섯 시간 이상 인터넷에 접속한 노인들은 인터넷 사용을 여섯 시간 미만으로 한 노인들보다 치매 위험이 높았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신체활동도 자연스레 줄어든다”며 “온라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두엽 발달 전에는 사용 말아야
위 연구는 노인에 국한됐다. 뇌, 특히 전두엽이 아직 덜 발달한 소아청소년에게는 디지털 기기가 어떤 영향을 끼칠까. 뇌에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하며, 특히 디지털 기기로 주로 보는 숏폼은 큰 문제다.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2024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 환경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만5053명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매체가 ‘숏폼’이라는 응답이 23.1%였다. 유튜브 등 롱폼 동영상(21.2%)이나 TV 방송(14.9%)을 크게 웃돈다. 숏폼은 폭력, 선정적 소재 등 자극적인 콘텐츠의 영상이 많아서 중독되기 쉽고, 숏폼에 중독된 청소년은 성인이 됐을 때 다른 형태의 중독을 겪을 위험이 크다. 문해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면, 문해력이 자연스레 떨어진다”고 말했다.
성인 역시 디지털 기기의 해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만 18세 성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2020년까지 90%대 초반이던 사용률이 2024년 98%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시간이 증가하면, 이를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해 우울·수면 질 저하 등의 문제를 겪는다. 강동우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증, 불안, ADHD 등 정신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매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한쪽 어깨가 긴장하거나, 목이 앞으로 굽거나, 척추에 무리가 가는 등 몸의 불균형이 생긴다. 고기동 교수는 “불면증이나 만성피로로도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 접해본 노인이 인지 기능도 좋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재러드 벤지 교수, 베일러대 마이클 스컬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평균 68.7세 성인 41만143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량과 인지 능력 변화를 평균 6.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각각 사용하는지, 이들 기기를 조합해 사용하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디지털 기기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인지 저하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스마트폰을 꾸준히 사용한 경우 인지 저하 위험이 49% 감소했고, 컴퓨터를 쓰면 46% 줄었다. 여러 기술을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지 저하 위험이 75%까지 줄어들었다. 디지털 기술을 조작하고, 기기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다른 사람과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덕분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두뇌 활동이 자극을 받아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 쓰는 건 금물
다만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룰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고 해서 ‘오래’ 사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할 때 사용하되,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사회 활동을 병행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도한 소셜 미디어 노출은 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뉴욕대 연구에 따르면, 아예 인터넷에 접속한 적이 없는 노인들과 매일 여섯 시간 이상 인터넷에 접속한 노인들은 인터넷 사용을 여섯 시간 미만으로 한 노인들보다 치매 위험이 높았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신체활동도 자연스레 줄어든다”며 “온라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두엽 발달 전에는 사용 말아야
위 연구는 노인에 국한됐다. 뇌, 특히 전두엽이 아직 덜 발달한 소아청소년에게는 디지털 기기가 어떤 영향을 끼칠까. 뇌에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하며, 특히 디지털 기기로 주로 보는 숏폼은 큰 문제다.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2024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 환경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만5053명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매체가 ‘숏폼’이라는 응답이 23.1%였다. 유튜브 등 롱폼 동영상(21.2%)이나 TV 방송(14.9%)을 크게 웃돈다. 숏폼은 폭력, 선정적 소재 등 자극적인 콘텐츠의 영상이 많아서 중독되기 쉽고, 숏폼에 중독된 청소년은 성인이 됐을 때 다른 형태의 중독을 겪을 위험이 크다. 문해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면, 문해력이 자연스레 떨어진다”고 말했다.
성인 역시 디지털 기기의 해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만 18세 성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2020년까지 90%대 초반이던 사용률이 2024년 98%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시간이 증가하면, 이를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해 우울·수면 질 저하 등의 문제를 겪는다. 강동우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증, 불안, ADHD 등 정신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매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한쪽 어깨가 긴장하거나, 목이 앞으로 굽거나, 척추에 무리가 가는 등 몸의 불균형이 생긴다. 고기동 교수는 “불면증이나 만성피로로도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