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펫
먼저 세상 떠난 보호자… 남겨진 개·고양이는 ‘죽음’ 이해할까?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입력 2025/04/12 10:09
[헬스조선·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기획_멍냥주치의]
국내 1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시시콜콜한 의문이 많이 생기지만, 조언을 구할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반려동물 질환에서 반려생활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 헬스조선이 1200만 반려인을 대신해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멍냥주치의’ 코너를 매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반려동물도 이별을 겪는다. 보호자가 반려동물보다 일찍 사망하거나, 한집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다른 반려동물이 먼저 세상을 떠날 때다. 반려동물은 다른 존재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상실에 빨리 적응하게 도울 방법은 없을까?
◇‘죽음’ 개념 없어도 부재에서 스트레스는 받아
개체마다 편차가 있지만, 반려동물 지능은 대체로 2~3살 아기 수준이다. 슬픔은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감정이다. 직접 반려동물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확실하지 않지만, 뇌 구조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슬픔이란 감정은 못 느낄 가능성이 크다.
죽음이란 개념도 모른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은 “항상 내 눈앞에 보이던 존재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정도만 인식한다”며 “가까이 지내던 존재가 죽어서 슬프다기보다는, 늘 있던 존재가 사라져서 생활 환경이 바뀌니 낯설고 혼란스러운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이가 나빠 자주 싸우던 반려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먼저 떠났을 때, 다른 반려동물이 우울을 느끼기도 한다. 애착을 지닌 존재가 떠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생활이 변한 데서 오는 우울이라고 봐야 한다.
변한 생활 환경과 익숙한 존재의 부재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별 이유 없이 울기 ▲식욕 저하 ▲구석에 숨어서 나오지 않기 ▲과도한 수면 ▲분리 불안 악화 ▲다른 보호자에 대한 집착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사라진 존재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곳에 배변 실수를 하기도 한다. 고양이는 피부가 다칠 정도로 털을 핥는 ‘오버 그루밍’을 할 수 있다. 개는 저작근을 이용해 무언가 깨물었을 때 긍정적 감정을 얻는다. 이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집안 사물을 자꾸 물어뜯을 수 있다.
◇떠난 존재 물건 빨리 치우는 게 적응에 도움
먼저 떠난 반려동물이나 보호자의 체취가 남은 물건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다. 그러나 문종선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체취가 남은 물건을 빨리 치워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떠난 존재의 체취가 남아 있으면, ‘이제는 이 존재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반려동물이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다. 문종선 원장은 “이제는 이 존재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변한 환경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보호자 생각보다 상실을 빨리, 잘 받아들인다. 드물게 먼저 세상을 떠난 보호자나 동물을 수년간 그리워하는 사례가 드물게 있긴 하다. 그러나 보통은 6개월이면 바뀐 생활 환경에 적응한다. 문종선 원장은 “반려묘 3마리 중 1마리가 약 반 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서로 사이가 좋았음에도 남은 반려묘들이 덤덤하게 잘 지낸다”며 “물론 떠난 직후에 스트레스로 피부 질환을 앓는 등 나름대로 상실의 아픔을 겪었지만, 사람이 이별에서 느끼는 슬픔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도 이별을 겪는다. 보호자가 반려동물보다 일찍 사망하거나, 한집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다른 반려동물이 먼저 세상을 떠날 때다. 반려동물은 다른 존재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상실에 빨리 적응하게 도울 방법은 없을까?
◇‘죽음’ 개념 없어도 부재에서 스트레스는 받아
개체마다 편차가 있지만, 반려동물 지능은 대체로 2~3살 아기 수준이다. 슬픔은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감정이다. 직접 반려동물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확실하지 않지만, 뇌 구조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슬픔이란 감정은 못 느낄 가능성이 크다.
죽음이란 개념도 모른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은 “항상 내 눈앞에 보이던 존재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정도만 인식한다”며 “가까이 지내던 존재가 죽어서 슬프다기보다는, 늘 있던 존재가 사라져서 생활 환경이 바뀌니 낯설고 혼란스러운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이가 나빠 자주 싸우던 반려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먼저 떠났을 때, 다른 반려동물이 우울을 느끼기도 한다. 애착을 지닌 존재가 떠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생활이 변한 데서 오는 우울이라고 봐야 한다.
변한 생활 환경과 익숙한 존재의 부재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별 이유 없이 울기 ▲식욕 저하 ▲구석에 숨어서 나오지 않기 ▲과도한 수면 ▲분리 불안 악화 ▲다른 보호자에 대한 집착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사라진 존재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곳에 배변 실수를 하기도 한다. 고양이는 피부가 다칠 정도로 털을 핥는 ‘오버 그루밍’을 할 수 있다. 개는 저작근을 이용해 무언가 깨물었을 때 긍정적 감정을 얻는다. 이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집안 사물을 자꾸 물어뜯을 수 있다.
◇떠난 존재 물건 빨리 치우는 게 적응에 도움
먼저 떠난 반려동물이나 보호자의 체취가 남은 물건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다. 그러나 문종선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체취가 남은 물건을 빨리 치워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떠난 존재의 체취가 남아 있으면, ‘이제는 이 존재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반려동물이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다. 문종선 원장은 “이제는 이 존재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변한 환경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보호자 생각보다 상실을 빨리, 잘 받아들인다. 드물게 먼저 세상을 떠난 보호자나 동물을 수년간 그리워하는 사례가 드물게 있긴 하다. 그러나 보통은 6개월이면 바뀐 생활 환경에 적응한다. 문종선 원장은 “반려묘 3마리 중 1마리가 약 반 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서로 사이가 좋았음에도 남은 반려묘들이 덤덤하게 잘 지낸다”며 “물론 떠난 직후에 스트레스로 피부 질환을 앓는 등 나름대로 상실의 아픔을 겪었지만, 사람이 이별에서 느끼는 슬픔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