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피부 벗겨져 뼈까지 보여”… 끔찍한 고통 시달린 50대 여성, 왜 이런 일이?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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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존스(59)는 양쪽 다리에 궤양이 생겨서 ‘괴저성농피증’을 진단받았다./사진=더 선
다리 살집이 갑자기 떨어져나간 영국 5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레사 존스(59)는 2020년 요로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면서 그는 왼쪽 다리에 전에 없던 자국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엔 벌레에 물린 것처럼 작은 상처였는데 점점 커지더니 다리 전체를 뒤덮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존스는 1년 뒤 오른쪽 다리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그러다가 2024년 1월 오른쪽 다리에서 살집이 벗겨지면서 뼈가 보이자,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존스는 “끔찍한 경험이었다”며 “다리가 벗겨지고 누군가가 가위로 잘라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그에게 ‘괴저성농피증(pyoderma gangrenosum)’을 진단했으며,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존스는 “의사랑 간호사들이 온갖 드레싱(소독)과 치료를 시도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진은 오른쪽 다리를 절단할 것을 제안했고 존스도 통증을 덜어내기 위해 동의했지만, 치료할 수도 있다는 한 의사의 의견에 따라 의료진은 절단 수술을 보류했다. 존스는 “2주마다 상처 소독을 받으면서 왼쪽 다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오른쪽 다리는 그대로다”라며 “회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절단 수술을 미룬 거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괴저성 농피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은데 혹시라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최대한 빨리 검사를 진행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테레사 존스가 겪고 있는 괴저성농피증은 피부에 큰 궤양이 생겨 일반적인 치료로는 잘 아물지 않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이 질환은 40~60세에 자주 발생한다. 환자의 25% 정도에서는 병변 이전에 외상이 선행된다. 고름 물집이나 결절 종기로 시작하는 게 가장 흔하다. 이후 중심부부터 급격히 괴사해 주변부로 퍼지는 만성 궤양 형태를 보인다. 많은 경우에서 통증이 동반되고,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상처 가장자리는 보라색이나 거무스름한 색으로 변한다. 다리나 몸통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궤양이 치유된 후에도 피부가 패여 있는 위축성 흉터가 남는 경우가 많다.


아직 괴저성농피증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면역글로불린(항원의 자극에 의해 면역반응으로 만들어지는 당단백질 분자) 이상이나 호중구 기능 이상 등 면역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한다. ▲궤양성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전신홍반루푸스 등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스테로이드 도포, 병변 내 주사 등 국소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드레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괴저성농피증은 대체로 증상이 심한 편이라 전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전신 스테로이드가 가장 효과적이고, 회복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면역조절제도 고려할 수 있다.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를 병행하면서 통증 관리를 받아야 한다. 외과적 치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잘 시행하지 않는다. 환자는 예방을 위해 외상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두 줄 요약!
1. 테레사 존스(59)는 양쪽 다리에 궤양이 생겨서 ‘괴저성농피증’을 진단받음.
2. 괴저성농피증은 피부에 큰 궤양이 생겨 일반적인 치료로는 잘 아물지 않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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