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휴가 다녀왔다가, 눈 안 보이고 혼수상태”… 20대 女 ‘이 벌레’ 물려서라는데, 무슨 일?

임민영 기자 | 유예진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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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슬로슨(21)이 휴가 중 모기에 물린 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재발하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혼수상태까지 겪었다./사진=더 선
영국 20대 여성이 휴가 중 모기에 물린 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재발하면서 시력 저하를 비롯해 혼수상태까지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시 슬로슨(21)은 2022년 터키 안탈리아에서 휴가 중 몸이 부풀고 발진이 생기는 증상을 겪었다. 그는 처음엔 과식으로 인한 단순한 부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국으로 돌아온 후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다리는 파랗게 변하는 증상도 동반됐다. 급히 병원을 찾은 슬로슨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료진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검사 결과, 슬로슨은 모기 물림과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만성 피로와 기능성 신경 장애로 진단받았다. 기능성 신경 장애는 신경계에 명확한 구조적 이상이 없지만, 신경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이나 장애를 말한다. 또한, 의료진은 슬로슨이 이전에 앓았던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재발하면서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증상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1주일간 의식을 잃었던 슬로슨은 깨어났지만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그는 “균 감염에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할 지 몰라서 몸이 그냥 기능을 멈춘 것 같다”며 “나는 단순히 휴가를 즐기고 싶었을 뿐인데 내 인생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현재 슬로슨은 전업 간병팀의 도움을 받으며 조금씩 회복 중이다. 그는 이제 동네를 걸어 다닐 수 있고, 병에 걸리기 전 즐기던 폴댄스도 다시 시작했다. 슬로슨은 “이제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며 작은 진전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슬로슨이 겪은 A군 연쇄상구균 감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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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진이 나타난 슬로슨 사진./사진=더 선
A군 연쇄상구균(Group A Streptococcus, GAS)은 연쇄상구균 속에 속하는 세균이다. ▲인후염(편도염) ▲성홍열(발진과 발열이 주요 증상인 연쇄상구균의 감염병) ▲봉와직염(피부와 그 아래 조직에 세균 감염이 생겨 부풀고 아픈 염증이 발생하는 질병)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 가벼운 감염으로 끝나지만, 드물게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패혈증이나 괴사성 근막염 같은 침습성 감염(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신체 내부 조직에 깊숙이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인후염의 경우 ▲고열 ▲인후통 ▲편도 부종과 같은 증상이 흔하다. 피부 감염은 ▲발진 ▲통증 ▲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패혈증이 발생하면서 저혈압이나 빠른 심장 박동, 의식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면역 체계를 약화하면 다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슬로슨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모기에 물리면 말라리아나 뎅기열과 같은 감염성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이로 인해 기능성 신경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의 주요 원인은 감염자의 침방울, 피부 접촉 등을 통해 균이 전파되는 것이다. 호흡기 분비물과 직접적인 피부 접촉이 감염의 주요 경로이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더 쉽게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 기본이며,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침습성 감염이 발생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며, 감염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처가 난 피부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면역력이 저하됐다면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여행 중에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긴 옷을 착용하고,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감염을 막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세 줄 요약!
1. 루시 슬로슨(21)이 휴가 중 모기에 물린 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재발하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혼수상태까지 겪음. ​ 
2.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한 상태에서 모기에 물리면 다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음.
3. 예방을 위해 해외여행 중 모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하고, 개인위생 관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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