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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자 절반이 60세 이상… ‘이 감정’ 노린다
이해림 기자
입력 2025/03/07 22:03
노인 보이스피싱 예방 십계명
금융감독원의 ‘2023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노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이고,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노인이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정서적 공허함’이다. 한국중독범죄학회보에 게재된 논문에서 광운대·한라대 공동 연구팀은 “은퇴 후 느끼는 공허함이나 배우자 등 가족을 상실한 아픔, 이동성 감소로 인한 사회적 고립 등 정서적 문제가 우울감을 일으켜, 노인을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은 가족을 볼모로 잡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친근감’을 이용하는 수법이 많아졌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처음에는 안부를 묻는 등 감정적으로 접근한 뒤 유대감을 쌓아 심리적 저항감을 허문 다음 금전을 요구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를 기반으로 한 정보화가 빨리 진행돼, 고령자가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보이스피싱이 더욱 지능화돼, 정보 취약층인 고령자가 문자 메시지의 URL이나 전화번호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금융 개인정보가 유출돼 재산상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십계명을 만들어 발표했다. ▲전화로 정부 기관이라며 자금 이체를 요구하면 일단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문자로 대출을 권유받는 경우 대응하지 말기 ▲대출 처리 비용 등을 이유로 선입금을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 의심 ▲저금리 대출을 위한 고금리 대출 권유는 100% 보이스피싱 ▲자녀 납치·협박 전화를 받는 경우 침착하고, 자녀 본인에게 따로 연락해 확인 ▲채용을 이유로 계좌 비밀번호 등을 요구 시 보이스피싱 의심 ▲가족 등을 사칭해 금전 요구 시 일단 무대응하고, 가족 본인에게 먼저 확인 ▲출처 불명 파일·이메일·문자는 클릭하지 말고 삭제 ▲링크에 접속했을 때 금융거래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금융감독원 팝업창이 뜬다면 100%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거나 보이스피싱 시도가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일단 무대응하고 112(경찰청)에 먼저 신고하기 등이다. 노인이라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이를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