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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잘 안 되는 사람, ‘싸라기’ 케이크 도전! [주방 속 과학]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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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루텐 소화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빵보다 떡이, 밀가루 빵보단 쌀가루 빵이 더 잘 맞다. 다만, 쌀가루가 밀가루보다 비싸다. 쌀보다 저렴한 싸라기로 떡이나 빵을 만들어 보자. 가공 전 호화를 잘 시켜주면 된다.

◇깨진 쌀로 떡·빵 만들지 않는 이유
싸라기는 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부서진 작은 쌀알을 말하는데, 일반 쌀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구조가 불안정해서 가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약 4500만 톤이나 생산되지만, 주로 사료로 쓰인다.

싸라기로 떡이나 빵을 만들면, 점성이 떨어진다. 쌀 등 전분은 물과 열을 가하면, 물을 흡수해 구조를 재결정하면서 쫀득해지는 '호화' 과정을 거치는데, 싸라기는 전분 구조가 불안정해 호화로 인한 탄력성도 떨어진다. 수분도 더 빨리 잃어 질감이 단단해지는 노화 현상도 빠르게 일어난다. 노화는 갓 지은 쫄깃한 쌀밥(호화)이 찬밥이 됐을 때를 생각하면 된다. 맛 등 품질도 더 빠르게 저하된다.


◇과열 증기 처리하면, 품질 올라가
싸라기를 가공하기 전 '과열 증기' 처리를 하면, 떡이나 쌀 빵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과열 증기 처리법은 섭씨 100도 이상의 환경에서 순수 증기로 열을 가하는 방법이다. 중국 톈진 과학기술대 식품과학과 연구팀은 싸라기에 물리적인 변화를 줘, 떡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싸라기를 ▲120도 ▲150도 ▲180도 과열 증기 처리 후, 빵을 만들어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과열 증기 처리 후 손상 전분이 감소해 빵 품질이 증가했다. 특히 150도로 처리했을 때 가장 ▲부피가 크고 ▲내부 구조가 균일하고 ▲식감이 개선됐다. 노화도 지연돼, 빵을 일주일 보관한 후에도 부드러운 식감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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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민선
싸라기뿐 아니라 밀가루로 비스킷을 만들 때도 가공 전 과열 증기 처리를 하면 품질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집에서 따라 하려면?
과열 증기 처리를 집에서도 할 수 있을까? 전문 장비와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효과를 낼 방법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정용 스팀 오븐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부 고급 스팀 오븐에는 고온 스팀을 분사하며 수분량을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오븐이 있지만 스팀 오븐이 아니라면, 압력솥이나 찜기로 수분을 공급한 뒤 오븐에서 가열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오븐이 없다면 전자레인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내열 용기에 싸라기를 넣고 물을 소량 뿌린다. 용기 입구를 랩으로 감싼 뒤, 작은 구멍을 몇 개 뚫어 과도한 증기가 빠져나가도록 한다. 약 1~2분 가열한 후 5분간 두는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한다. 싸라기를 식힌 후 갈아서 빵이나 떡을 만들면 된다. 전자레인지용 실리콘 찜기를 활용하면 내부에서 일정한 고온 증기가 형성돼 더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한편, 그냥 쌀알로 떡이나 빵을 만들 때도 과열 증기 처리를 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특히 찰기가 부족한 멥쌀로 떡(백설기, 개떡 등)이나 빵을 만들 때, 빠르게 떡을 만들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찹쌀을 사용하거나 절구질 등으로 점성을 높일 땐 과열 증기 처리를 하면 안 된다. 오히려 조직이 너무 무르게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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