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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유상현 원장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 위치한 남성 생식기관이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어 비대해질 경우 배뇨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지연뇨 ▲화장실을 자주 가는 빈뇨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 ▲배뇨 후 잔뇨감 ▲밤중에 여러 번 소변을 보는 야간뇨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방광 기능이 떨어지거나 요로 감염,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원인은 노화와 남성호르몬 변화로 알려졌다. 특히 40대 이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50~60대 남성의 절반 이상, 7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이 어느 정도의 전립선비대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30만 명에서 2023년 153만 명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며, 2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배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감소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수술치료로는 전통적으로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이 시행돼 왔다. 하지만 출혈, 역행성 사정,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요도 협착이나 방광 경부 수축 같은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이 있다. 또한, 입원과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일부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AI 기반의 자동화 수술과 비가열 방식의 절제 기술을 적용한 '아쿠아블레이션(Aquablation)'이 등장하면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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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블레이션/사진=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제공
아쿠아블레이션의 핵심은 로봇 시스템이 환자의 전립선 구조를 학습하고, 실시간 초음파 영상과 결합해 맞춤형 절제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이다. 수술 전 로봇이 전립선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하여 최적의 절제 범위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집도의는 이를 바탕으로 세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후 로봇 시스템이 정밀하게 워터젯을 조정하여 신경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한다. 아쿠아블레이션은 AI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여 보다 표준화된 절제 패턴을 제공할 수 있어 안정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쿠아블레이션이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수술의 표준화를 돕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한 요소다. 초음파 영상을 바탕으로 최적의 절제 경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집도의의 경험과 판단이 필수적이며, 로봇이 자동으로 절제를 진행하더라도 세밀한 조정과 모니터링은 숙련된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전립선 크기나 모양, 기존 배뇨 기능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서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환자의 회복 속도 또한 빨라졌다. 기존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출혈 위험이 높고 입원 기간이 길었으나, 아쿠아블레이션은 출혈이 적고 대부분의 환자가 당일 또는 하루 만에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인다. 특히 거대 전립선에서도 적용이 가능하고 기존의 절제식 수술법과는 달리 성 기능 보존, 사정 기능 보존 면에서도 탁월한 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기기 쉽지만, 배뇨 장애가 지속되면 방광 기능이 저하되거나 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쿠아블레이션은 로봇 기술이 적용된 정밀 수술법으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춰 신경과 혈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의료 환경 변화 속에서 아쿠아블레이션은 단순한 수술법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혁신적인 치료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수술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로봇 기술과 정밀의학을 접목함으로써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기술이 적용되더라도, 이를 다루는 의료진의 경험과 숙련도가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칼럼은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유상현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