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지난해 의료 공백으로 ‘수혈’ 건수 감소… “1만6000명 치료 지연 예상”
오상훈 기자
입력 2025/02/18 22:00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13만 7645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3년 2월부터 7월(15만 9854건)까지보다 13.9%(2만2209건)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의료대란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종합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13만8198건으로 2023년 2월부터 7월(13만4351건)까지보다 3847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감소한 수혈 건수의 17.3%에 불과하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갑자기 줄어든 게 아니라면 그만큼 수술과 치료받지 못한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소한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가 수술 및 치료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것이다. 2023년과 비교했을 때,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환자 수는 2만958명이 감소했지만, 종합병원은 4755명이 증가했다. 1만6203명의 환자는 수술과 치료를 못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김윤 의원실에 제출한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료와 함께 청구된 다빈도 질병 상위 20위’를 살펴보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골수성·림프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폐암, 췌장암 등이다. 이처럼 수혈이 필요한 질병은 대부분 중증으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 의원은 “중증질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필수적인 수혈 건수가 감소한 것은, 해당 환자들의 수술 또는 치료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며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으로 중증질환자의 수술 및 치료 지연 등의 피해가 늘고 있으나, 정부는 이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